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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1억 넘긴 한남3구역, 지금 사면 손해 볼 수도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19.04.21 04:30

서울 강북 최고 입지를 가진 재개발 구역으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남3구역’이 지난달 29일 서울시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 16년 만이다. 지금 투자해도 될까. 땅집고가 현지 공인중개업소와 조합, 전문가들의 분석을 취재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뉴타운 위치. /심기환 기자



■ 3.3㎡(1평)당 1억원 넘어선 한남3구역

한남뉴타운 3구역은 한남뉴타운으로 지정된 4개 구역 중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르다. 한남뉴타운은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38만 6395㎡)에 자리 잡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이곳에 지하 6층부터 지상 22층, 테라스하우스를 포함한 공동주택 총 197개 동, 5816가구가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조합원 수는 총 3887명이다.

한남 3구역은 작년 초 지분 3.3㎡(1평)당 가격이 1억원을 넘어섰다. 1억2000만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현재 한남동 지역 중개업소에선 재개발 이후 한남뉴타운의 아파트 시세를 강 건너 반포동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한남동 경인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구역의 일반 분양가는 반포동 아파트 신축 단지 수준에서 10% 정도 낮은 가격에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초구 ‘래미안리더스원’ 84㎡ 아파트는 16억~17억원에 분양됐고, 반포동 신축 단지 84㎡의 현재 시세는 20억원대다.

한남뉴타운 내 소형 빌라 시세 변동 추이. /부동산 114


한남동 현지 부동산 업계에선 84㎡(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조합원 분양 예상가격은 8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 분양가는 작년 서초구에서 분양한 ‘래미안리더스원’보다 10% 정도 낮은 수준인 14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분 10평 12억원에 매입하면, 이미 예상 분양가격 넘어서

한남 뉴타운 3구역에 투자를 하는 입장에선 84㎡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지분을 금융 비용과 조합원 분담금을 더한 값보다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가 되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한남 3구역에서 대지 지분이 21㎡(약 6.6평)인 다세대 주택이 올해 3월 7억8000만원에 팔렸다. 평당 1억 2000만원 정도다. 현지에선 대지 지분 33㎡(10평) 정도면 85㎡ 아파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남 공인중개사무소 이창균 대표는 “3구역에서 대지지분 33㎡(약 10평) 소형 빌라의 3.3㎡(1평)당 시세는 평균 1억원이 좀 넘고, 주택 상태가 좋은 경우 약 12억원에도 거래된다”고 말했다.

조합측에선 2024년쯤 입주한다고 일정을 밝혔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올해 11월까지 시공사를 선정하고 감정평가 등 남아있는 절차가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년 말 관리처분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조합 측의 예정대로라면 분양이 3년 쯤 후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예상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분양까지는 3년, 입주까지는 약 5년 남았다. 한남동에서 12억원을 주고 대지 지분 33㎡를 매입해 85㎡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가정해 보았다.

분양 때까지 이자 비용을 1억4400만원 정도(연리 4%X3년)를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이 추가로 들어간다. 경인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주택에 따라 추가분담금이 없는 곳도 있지만 1억~2억원 정도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 /김리영 기자


대지 지분 매입가격(12억원)과 금융 비용(1억4400만원)을 더하면 13억4400만원이다. 여기에 분담금이 추가될 수 있다. 여기까지만 계산해도 현재 투자 비용이 예상 일반 분양 가격(14억원)과 비슷하거나 넘어서게 된다. 청약에서 당첨될 수만 있다면, 지금 12억원을 주고 지분을 살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또 분양 시기가 1~2년 더 늦춰진다면 금융 비용이 1억원 가량 더 늘어나게 된다. 시세(18억원 안팎) 기준으로 하면 아직 차익을 기대해 볼 수는 있다. 물론 분양 시점이나 입주 시점에 한남뉴타운의 가치가 더 올라가 분양 가격도 올라가고, 준공 후 시세도 더 올라가면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도 있다.

■사업속도 빠르지만 이미 가격 크게 올라…무리한 대출 받아 투자는

전문가들은 한남 3구역이 강북 뉴타운 중에서 가장 입지가 좋고, 사업 속도도 빠르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본다. 특히 인허가권이 있는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 자체에 부정적이고, 사업에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 투자 비용이 늘어나고, 분담금도 예상보다 더 내야 할 수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남동은 어쩌면 강남보다 더 괜찮은 입지를 가졌기 때문에 아파트를 지으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시세가 많이 올라 투자 메리트가 줄었다”며 “여전히 변수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무리한 대출을 받아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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