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강남 지역 아파트 재건축에 대해 “당분간 인허가를 내주기 어렵다”고 못을 박았다. 반면에 강북지역은 균형발전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재건축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날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가격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지금 당장은 (강남 재건축 인가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강남 재건축은 워낙 대규모 단지이고 재건축이 되면 투기수요가 가세한다"며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강남 쪽은 특별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회 불평등이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심각한 가장 큰 원인은 불로소득"이라며 "부동산으로부터 일어나는 부당한 수익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다만 "그 대신 강남·북 격차도 심각하다"며 "사실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요소가 있을 수 있지 않나(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강북주민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서울시 정책, 국가 정책에 따라 소외됐고 격차가 생긴 것이 많다"며 "40년간 강남에 투자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것이니 이걸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강북은 용적률·층고 등 재건축 민원이 수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냐'는 확인 질문에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며 "그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사례마다 다르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시장은 "부동산 가격이 좀 더 안정화되면 그 다음에는 (강남) 주민들의 요구도 합리적이기에 순차적으로 (검토)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강남구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 주민들은 박 시장이 부당하게 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지연하고 있다며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여는 등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