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된 서울 아파트에서 잇따라 대규모 미계약 가구가 나타나고 있다. 중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계약자와 시장 상황에 불안감을 가진 예비당첨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말부터 청약을 진행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에 최근 미계약분 62가구가 발생했다고 9일 밝혔다. 일반분양 327가구(특별공급 제외)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 아파트는 이날 중 아파트투유에 공고문을 내고 미계약 가구분에 대한 추가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 아파트는 청약 당시 총 4048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12.38대 1, 최고 63.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단지다.
앞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용두5구역을 재개발하는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의 경우도 지난 1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33.36 대 1에 달했지만 미계약분이 전체 일반분양 403가구 중 60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포기된 물량은 우선 예비당첨자에 배정하지만 예비당첨자도 계약을 포기하면 미계약이 된다”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의 규제로 중도금과 잔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하거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 비해 배정된 동·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은 청약자들이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