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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핫플레이스 좇으면 재테크 망한다"

재테크 이지은 기자
입력 2019.04.07 04:30

김영정 빌딩드림 이사 "부동산 침체기, 안전한 투자 원한다면 빌딩에 주목"

부동산 슈퍼콘서트에서 강연하는 김영정 빌딩드림 이사./ 이도플래닝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는 주력상품이지만, 사실상 고위험 고수익군에 속하는 투자 상품이죠. 하지만 부동산 하락장이 가까워져 오는 지금은 아파트 대신 빌딩 투자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측면이 있습니다. 빌딩은 아파트보다 시세 상승폭이 작을 수는 있지만, 그만큼 하락 위험도 적은 부동산 상품입니다.”

빌딩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중개법인인 ‘빌딩드림’ 김영정 이사는 지난 16일 열린 제 2회 부동산 슈퍼콘서트에서 ‘폭망하는 빌딩 VS 성공하는 빌딩’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이사는 지난 8년간 영화배우 류승범, 유지태, 가수 씨엔블루 강민혁, 씨스타 다솜 등 국내외 유명 연예인들과 기업·자산가들의 빌딩 거래를 중개해 왔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폭망하는 빌딩 VS 성공하는 빌딩’이라는 주제로 수익률이 좋은 빌딩을 고르는 노하우와, 매입 후 건물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빌딩 메이크업’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빌딩 투자, 이렇게 했다가는 폭망한다

김 이사는 빌딩 투자에 ‘폭망’한 사례를 들면, 빌딩을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 3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로 그는 ‘겉보기에만 좋은 빌딩’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 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입점해 있는 건물 수익률은 무조건 높을 것이라고 믿고 매입하는 경우다. 물론 인기 매장을 세입자로 둔 건물은 기본적으로 유동 인구가 풍부하긴 하다. 하지만 임대차계약을 따져보면 건물주들에게 다소 불리한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됐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8년 전보다 되려 월세를 낮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 이지은 기자


실제로 서울 강남구의 대로변 상가 1층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은 건물주에게 8년 전에 비해 월세를 250만원 적게 낸다. 건물주 입장에선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가 강력해져 ‘키 테넌트(Key tenant·핵심 세입자)’로 자리잡는 바람에 임대료를 깎아 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고 한다. 김 이사는 “스타벅스가 입점한다고 무조건 건물값도 오르고, 임대료도 더 받는 시대는 끝났다”며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고 건물을 덜컥 샀다가는 수익률에서 크게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명 상권이었던 삼청동 건물 실거래가가 하락하고 있다./ 빌딩드림


‘유행 타는 상권’에 있는 건물도 피해야 한다. 지난 2013년부터 SNS를 통해 ‘핫 플레이스’ 대접을 받았던 가로수길, 경리단길, 삼청동 등이다. 초기에는 특색 있는 식당이나 카페들이 몰려들면서 임대료가 고공행진 했지만, 5년이 넘은 지금은 상권 전체적으로 공실률이 폭등하고 임대료도 하향조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세입자 관리에 실패해 유혈사태까지 벌어진 '서촌 망치 사건'./ 빌딩드림


마지막으로 ‘세입자 관리’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임대료 인상에 불만을 품은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서촌 망치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지난 2016년부터 상가임대차보호법이 매년 바뀌어온 탓에 건물주와 세입자가 소송 분쟁을 벌여도 아직 판례가 없어 판결이 애매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빌딩 매입 전 입점해있는 가게들을 최소한 3~5번 정도 방문해보고, 세입자와 간단한 미팅을 갖거나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 게시글들을 통해 해당 매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유망 상권 예측, 빌딩 메이크업 기술로 투자 성공 확률 높일 수 있어

김 이사는 이어 빌딩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이는 노하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선 “상권을 보기 보다는 ‘입지’를 봐야 한다”라며 “강남·성수·홍대 등 기존 유명 상권에서 빌딩을 고르기보다는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빌딩 자체의 위치적 장단점을 분석하거나, 앞으로 뜰 수 있는 상권을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정 이사가 꼽은 유망 상권 세 곳./ 빌딩드림


그는 지금은 특급 상권은 아니지만, 앞으로 뜰 수 있는 상권을 3곳을 골랐다. 김 이사는 “강서구 등촌·염창, 은평구 연신내·불광, 강동구 길동·천호동 3곳을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촌·염창은 서울 최대의 산업단지인 마곡지구 근처에 있고, 지하철 5·9호선 연장 호재가 있어 배후 수요가 풍부해질 것이라고 본 것.

은평구 연신내·불광도 마찬가지 이유다. 앞으로 GTX-A노선이 개통하고 삼송지구·은평뉴타운 등 재개발 산업을 끼고 있는 지역이라서다. 강동구 길동·천호동 상권은 하남에 지하철 5·9호선이 개통하면 주변 지역 유동 인구를 흡수하는 ‘빨대 효과’로 인해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봤다.

김 이사는 또 ‘빌딩 메이크업(Make-up)’ 기술로 건물 자체의 상품성을 높이는 것이 임대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화장하면 더 예뻐지는 것처럼, 건물도 외관변경·청소·세입자관리 등 메이크업 기술을 통해 가치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마카롱' 스타일로 빌딩 메이크업해서 임대료를 30% 올릴 수 있었던 경기도 수원 인계동의 한 건물./ 빌딩드림


김 이사가 ‘빌딩 메이크업’의 사례로 든 건물은 경기 수원 인계동에 있는 건물. 이 지역의 유동 인구 주력 연령대가 10~20대인 점을 감안해 건물 외관을 젊은층이 선호하는 ‘마카롱’ 스타일로 바꾸었다. 칙칙했던 건물 외벽을 밝은 회색으로 새로 마감하고, 창문 테두리에는 산뜻한 민트색 테를 둘렀다.

건물 내부 계단실와 화장실 등의 작은 공사까지 합쳐 총 50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작은 리모델링으로 이 건물은 인계동에서 제법 주목 받는 건물이 됐다. 빌딩 메이크업으로 임대료가 기존 1700만원에서 2200만원으로 30% 올랐다.

김영정 이사는 “아파트 투자는 주변 개발 호재를 기다른 것 말고는 투자 수익률을 올릴 방법이 없지만, 빌딩은 건물주의 노력과 투자로 건물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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