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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도 '서울 사랑'…서울 집값 떨어질 수 없어"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19.04.02 04:00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올해도 서울은 오른다…리모델링은 '타워팰리스' 주목해야"

지난달 열린 제2회 조선일보 부동산슈퍼콘서트에서 강연하는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김리영 기자


“20대부터 7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아파트 선호 현상이 계속 강해지고 있어 서울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7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아파트 거주 비율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 2회 조선일보 부동산 슈퍼콘서트’에서 ‘그래도 정답은 부동산(不動産)’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부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하락세가 분명한 올해도 서울의 집값이 8% 상승할 것으로 예측해 대표적인 ‘서울 상승론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 70대 연령층 아파트 거주 비율 해마다 증가

작년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 /KB부동산, 유진투자증권


그는 젊은 층부터 은퇴 세대까지 점점 도심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 서울 집값 상승의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2005년 70대 이상의 가구는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두 배 이상 더 높았다. 하지만 2010년부터 70대 이상 연령층의 아파트 거주 비율이 늘어나기 시작해 2018년까지 은퇴세대 20만 가구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의 경우 아파트 거주 비율이 다소 주춤해졌다. 이 연구위원은 “30대들이 아파트를 기피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아파트를 살 수 없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거주현황을 보면 30대 가구는 아파트에 훨씬 더 많이 살고 있다.

경기도에는 30대 약 50만 가구가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2017년 기준)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수(17만 가구)보다 2배 이상 많다. 그는 “현재 30대 가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서울에 어떻게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라며 “이들이 서울에 내 집마련 문제를 해결해야 서울 집값이 그나마 안정화할 것”이라고 했다.

연령대별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거주 현황. /유진투자증권


서울 아파트 선호 현상은 40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 청약한 단지 중 서울 서초구 ‘래미안리더스원’과 노원구의 ‘노원 꿈에그린’아파트에서 청약 가점 만점자가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분양가가 다소 저렴하고 비강남인 지역에서도 청약통장 만점자가 나왔다는 것은 가점이 높은 40대가 많고, 이들의 서울아파트 구매 의사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또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데다 규제 등으로 인해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집을 영영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며 “매수세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아야 할만큼 매도에 나설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이 서울의 집값을 상승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주요 아파트 청약 현황과 청약 가점. /유진투자증권


■ 인기 아파트 청약은 시작도 안해

이 연구위원은 올해는 분양을 앞둔 단지가 많은데, 가구 수는 많지 않지만 단지 수가 많아 청약의 기회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작년 부동산 규제 때문에 일정이 연기된 서울 주요 단지들의 경우 사람들의 기대도 높아 청약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분양을 앞둔 수도권 주요 아파트. /유진투자증권


올해는 강남에서는 ‘서초그랑자이(서초무지개 재건축)’ , 강북에서는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를 시작으로 인기 단지 청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기 단지의 경우 분양가가 높아 로또 분양이 사라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했으며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거나 비인기 지역인 단지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약해 낮은 가점에도 당첨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힘든 서울 고층 아파트…타워팰리스 리모델링 눈여겨 봐야

경제 성장과 함께 주거 환경이 급격하게 개선됐다. 현재는 수도권에 대단지 신축 주택을 공급할만한 땅이 부족하다. /유진투자증권


이 연구위원은 그동안까지는 서울에 부족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신도시나 뉴타운을 만들었지만 이제 더 이상 이러한 방식의 신축 주택 공급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상복합을 비롯한 고층 아파트는 재건축도 쉽지 않다. 그는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방법은 ‘리모델링’이라고 했다. 그는 리모델링으로 눈 여겨 볼 단지로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를 꼽았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조선DB


서울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인 타워팰리스는 올해 1~3차 모든 단지가 지어진 지 15년이 돼 리모델링 요건을 갖추게 된다. 타워팰리스 지난 4~5년간 집값이 하락하면서 리모델링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는 리모델링이 추진됐지만, 지하 주차 공간 확보와 수직증축, 내력벽 철거 등의 이슈로 인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리모델링 연한이 도래하는 서울의 고층 아파트는 이미 주차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리모델링이 유리한 점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리모델링을 진행하기 편리한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점이 간과되고 있다”며 “타워팰리스 2차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 하는 것은 올해 서울 리모델링 시장의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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