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부동산 상식] 서울 아파트에는 왜 ‘좁은 방’이 있을까
아파트 내부를 들어가보면 유독 작은 방이 있는 경우가 있다. 아래 평면도는 2017년 입주한 서울의 한 아파트 내부를 보여준다. 도면에서 ‘침실1’의 면적이 유독 좁다. 다른 방과 비교하면 가로 폭에 비해 세로 깊이가 짧아 침대나 옷장을 놓기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다. 2008년 이후 서울에 지은 아파트는 이렇게 ‘좁은 방’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이유는 서울시가 2008년부터 시행한 ‘발코니 삭제’ 규정 때문이다. ‘발코니 삭제’는 아파트 외관(입면)을 다양화하기 위해 발코니가 달리는 벽면의 전체 길이 기준으로 30%는 발코니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한 것을 말한다. 아파트마다 네모반듯한 이른바 ‘성냥갑 아파트’만 만들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도입했다.
발코니는 대부분 확장해 방을 넓혀주는 일종의 ‘서비스 공간’ 기능을 한다. 발코니가 사라진 방은 당연히 면적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신축 아파트 기준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발코니 면적은 25㎡ 안팎이다. 만약 발코니가 없어지지 않으면 30% 정도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는 셈이다. 아름다운 외관을 만든다는 명목으로 도입한 발코니 삭제 규정 때문에 서울에 짓는 아파트는 다른 지역 아파트와 같은 전용 면적이라도 실제 사용 면적에서는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돌출 발코니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 ▲건축물 입면 다양화 ▲외벽 벽면율(창문이 아닌 면적의 비율 50% 이상) 등 4개 조항을 만족하면 발코니를 삭제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에서도 아래처럼 발코니 삭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좁은 방이 없는 아파트도 드물지만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