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철제 프레임에 가려진 협소주택, 문 열면 반전이

뉴스 건축문화 편집팀
입력 2019.03.26 05:00 수정 2019.03.26 07:53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철제 프레임에 숨은 태국 방콕의 협소주택

태국 방콕 타운하우스에 지어진 협소주택. 철제프레임으로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프레임 사이로 해가 쏟아진다. /ⓒJirayu Rattanawong


우리는 흔히 넓은 테라스와 마당을 갖춘 전원주택을 꿈꾸지만 도심에서 이런 공간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땅이 비좁고 오가는 이도 많기 때문이다. 내부 공간조차 확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협소주택이 탄생했다. 잘 만든 협소주택은 겉보기에 작아도 내부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태국의 ‘HSH 하우스’ 역시 주택가 좁은 대지에 지은 협소주택이다. 기존 집을 리모델링했는데 프라이버시(사생활)를 보장하는 동시에 내부를 좀 더 밝고 넓게 쓰도록 설계했다.

1층과 2층 설계도면.


◆건축 개요

위치: 태국 방콕
연면적: 150㎡
대표 건축가: 시타나 폰키카룬 (Sitthana Phongkitkaroon)
준공시기: 2018년
사진 작가: 지라유 라타나완(Jirayu Rattanawong)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리모델링 이전(왼쪽)과 이후. /ⓒJirayu Rattanawong


태국 방콕 동부에 있는 이 집은 1980년대에 흔했던 전형적인 타운하우스다. 이 일대는 주거지역의 필지가 일정하게 구획돼 있다. 정면이 좁고 안쪽으로 깊은 직사각형 대지가 나란히 배열됐다. 기존 집은 창문이 워낙 작아 내부가 칙칙하고 어둡고 환기도 어려웠다. 도로와 붙어있어 지나가는 차량이나 보행자 때문에 사생활 보호도 힘들었다.

밤에는 프레임 틈으로 내부 빛이 은은하게 퍼져나온다. /ⓒJirayu Rattanawong


새 집은 사생활을 지키면서 바깥 공기나 빛이 잘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를 위해 도로와 접한 외벽을 수직 철제 프레임으로 장식해 내부를 쉽게 들여다볼 수 없으면서도 바람과 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1층 슬래브 철거로 탁 트인 공간

1층 슬래브를 철거해 개방감을 살렸다. /ⓒJirayu Rattanawong


집이 비좁아 실내를 넓어보이게 하는 장치들이 필요했다. 그 중 하나가 2층 슬래브를 철거하고 층고를 높이는 것이었다. 1층이 좁고 길다란 형태여서 천장을 더 높게 만들고 큰 창을 꼭대기에 달아 하늘에서 햇빛이 쏟아지도록 만들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엔 조약돌을 놓아 단조롭지 않게 꾸몄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Jirayu Rattanawong


■동선(動線) 효율 높인 2층

인테리어도 공간을 넓어보이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화이트톤 벽과 천장, 무채색 톤의 가구, 컬러 조명으로 아늑하게 꾸몄다. 1층엔 거실·주방 등 공용 공간을 배치하고 2층에는 드레스룸과 침실을 만들었다.

1층 거실과 주방. /ⓒJirayu Rattanawong


거실과 주방은 특별한 칸막이 없이 길게 하나로 연결된 구조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미니멀한 베이지톤 소파를 놓았다. 좀 더 들어가면 다이닝테이블과 벽면에 붙은 작은 싱크대가 나온다. 목재 상판과 우드 다이닝테이블로 자칫 밋밋해보일 수 있는 공간을 아늑하게 장식했다.

다이닝 공간. /ⓒJirayu Rattanawong


2층 침실. /ⓒJirayu Rattanawong


2층 침실이다. 1인용 소파를 침대 옆에 놓아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옆으로는 테라스가 딸려있다.

드레스룸. /ⓒJirayu Rattanawong


침실과 드레스룸을 잇는 2층 복도. /ⓒJirayu Rattanawong


침실과 반대편 벽 공간은 드레스룸으로 만들었다. 침실과 드레스룸은 연결다리로 이어진다. 대형 거울과 의자를 놓았고 바로 옆엔 욕실이 딸려있다.

드레스룸 옆에 욕실이 있다. /ⓒJirayu Rattanawong


월간 건축문화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저널이다. 전 세계 새로운 건축물과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 국내·외 건축 트렌드와 이슈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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