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기업 경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는 어디일까.
최근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대기업의 현직 대표이사 619명(오너 일가 121명‧전문경영인 498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아파트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각각 9명씩 살고 있다.
이어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각 7명),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6명),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5명),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아파트·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아파트·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각 4명) 순이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구 아파트 쌍두마차로 불리는 이곳은 1976년 6월 1·2차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다. 1987년까지 총14개 단지·최고 15층 규모로 6279가구가 들어섰다. 주택형(이하 전용면적)은 114~264㎡로 대형 위주다. 아파트 건설 당시에는 채소밭과 과수원이었는데, 현대건설이 짓는다 점과 강남 개발 열기를 타고 부유층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20년 넘게 대한민국 부촌(富村)의 대명사로 불렸다.
현대그룹을 비롯한 유력 대기업 임원들과 사업가도 살고 있고 고(故) 앙드레 김, 왕년의 톱스타 정윤희나 유재석, 김희애, 강호동, 노홍철 같은 이름이 알려진 톱스타들도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65동은 현대건설 주식회사 사택(社宅)으로 직원들이 거주하기도 했다. 2004년 2월엔 ‘대림아크로빌’이란 이름으로 리모델링해 분양했다. 최고 14층 총 56가구로 주택형은 232.67~243.96㎡이다. 리모델링한 건물 외벽에는 여전히 ‘65’라는 문구가 있다. 이곳 243㎡는 2017년 8월 중순 36억1350만원(13층)에 매매돼 동(棟)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압구정 3구역’으로 묶여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36만 여㎡ 부지에 압구정현대 1~7·10·13·14차, 현대·대림빌라트, 대림아크로빌 등 총 4065가구가 다시 지어질 예정이다. 압구정3구역은 지난해 9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재건축조합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단지 내 대부분 주택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며 단지 양측으로 동호대교와 성수대교가 있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고 현대백화점, 압구정 로데오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등 강남 핵심 상권이 인접했다. 차량을 이용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경부고속도로, 동부간선도로 등으로 진입하기 편리하다. 학군은 압구정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중순 현대아파트 7차 245.2㎡가 52억5000만원(4층)에 실거래돼 단지 최고가를 경신했다. 2016년 10월 43억원에 팔려 10년 간 압구정동 매매가격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10억원 정도 더 오른 가격이다. 이 주택형은 압구정현대의 모든 주택형 중 가장 면적이 넓다. 방이 7개, 욕실이 3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