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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호재도 무용지물"…경기 외곽 전셋값 '폭삭'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19.02.11 04:00

경기 서부의 대표적인 도시 안산시의 중심가에 있는 ‘안산고잔푸르지오5단지’ 84.9㎡ 아파트는 작년 6월 전세금이 4억8000만원(11층)이었다. 하지만 6개월 뒤에는 무려 2억원 전세금이 반토막이 나 2억3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경기 남부의 가장 끝도시인 안성시 공도읍. 이 지역 ‘금호어울림1단지’ 84.7㎡(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 말 1억3000만원(19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2007년 10월에 입주한 이곳 전세금은 2017년 초 2억원을 호가했다. 그러나 지난 2년 사이 전세금이 35%가 하락했다.

전세금이 하락한 경기 안성시 공도읍 금호어울림1단지 아파트. /네이버 거리뷰


경기도 외곽 도시에서 전세금 폭락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4~5년간 주택경기 호황기에 대규모로 공급된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된 여파다.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 경기도 안성 전세금은 11%가 떨어졌고, 안산시(-10.44%), 평택시(-8.11%) 전세금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기도 신도시 중에선 파주 운정신도시가 -5%를 기록했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역전세난’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세금 하락 폭이 컸던 수도권 도시. /부동산114


전세금 하락 폭이 큰 지역은 공통적으로 서울에서 먼 수도권 외곽에 있고, 해당 지역 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도 아파트가 대규모로 들어섰다는 특징이 있다.

■ 주변 도시 ‘공급폭탄’…예정된 철도 5개 호재도 소용 없어

안성시와 안산시 주변에 들어선 주요 신도시. / 네이버 지도


전세금 하락폭이 큰 안산시의 경우 전철·철도 노선 개통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세금 하락폭이 컸다. 안산시에는 지난해 6월 소사~원시선이 개통했고, 시흥·안산 스마트허브 2개 노선이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얻었다. 올해에는 신안산선은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수원~인천선(2019년 예정)이 개통할 예정이다. 안산시 공인중개사무소 A씨는 “안산에선 개통하거나, 건설 하겠다고 하는 전철·철도 계획이 5개나 되지만 공급량이 너무 많다보니 전세금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안산시를 지나는 전철 노선. /조선DB


안산에는 재건축 단지가 작년 한 해에만 4276가구가 입주했다. 주변 지역에도 입주량이 많다. 안산과 가까운 부천옥길·시흥은계·시흥목감·시흥배곧에도 대규모 택지지구가 조성되고 있어 안산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안산에 입주한 재건축 아파트. /안산시, 각 건설사 제공


안성시도 대규모 아파트 입주 쇼크를 받고 있다. 안성시는 최근 3년간 7307가구가 입주했고 같은 기간 안성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오산(9062가구)·화성(6만7797가구)·평택(2만2382가구)에는 입주 가구가 총 10만에 달한다. 또 안성시는 신규 주택시장도 위축됐다. 안성시는 2016년 10월부터, 평택시는 작년 6월부터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선정하는 미분양 관리지역. / HUG


■ 3기신도시 들어서면 외곽은 더 떨어질 것

문제는 앞으로다. 지금도 전세금이 폭락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경기도 외곽지역에도 아직도 입주 예정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경기도 입주물량 추이. /국토교통부


게다가 정부가 2021년부터 공급하기로 계획한 총 12만 가구 물량의 3기 신도시 계획도 수도권 외곽 시장에는 악재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후보지들은 2기 신도시보다도 서울이 더 가까운데다 신도시 조성 단계부터 교통망 계획이 수립됐다”며 “더 좋은 입지에 공급이 늘어나는만큼 향후 2~3년 간은 외곽지역의 전세금 하락세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3기 신도시 위치.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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