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매를 하지 않아도 매년 재산세를 내야 한다. 주택 공시가격 합계가 9억원(2주택 이상인 경우 합계 6억원)을 넘으면 종합부동산세도 납부해야 한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흔히 ‘보유세’라고 부른다.
그런데 올해 집을 가진 사람들은 세금 부담 때문에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 정부가 올해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보유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대폭 끌어올린 탓이다. 도대체 세금 부담은 얼마나 늘어나게 될까.
2018년도 공시가격이 9억원인 서울의 단독주택 1채를 가진 1주택자 A씨의 경우를 보자. 그는 지난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로 약 259만원을 냈다.
그런데 A씨의 올해 세금 부담은 이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단독주택 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평균 17.8%, 이 가격대의 주택은 23.6%쯤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따르면 A씨가 올해 내야 하는 보유세는 작년보다 110만원(42.3%) 늘어난 369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재산세를 54만원 더 내야 한다. 지금까지 내지 않았던 종합부동산세도 30만6000원을 추가로 더 부담한다.
A씨가 올해 부담할 보유세 369만원은 그나마 세부담 상한선 제도를 적용해 줄어든 것이다. 현행 세법에는 보유세 인상률이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A씨의 경우 2020년에는 공시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더라도 390만원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이번에 비싼 집 공시가격을 더 많이 올렸다. 서울 기준 시세 3억원 이하 구간에 속한 주택은 공시가격을 평균 6.6% 올렸다. 하지만 3억~6억원 주택은 9.4%, 15억~25억원 주택은 23.6%, 25억원 이상은 37.5% 각각 인상했다.
보유세는 공시가격 인상 폭보다 더 크게 뛴다. 공시가격이 169억원에서 270억원으로 59.6% 오른 서울 용산구 한남동 A 단독주택(대지 1759㎡)의 경우 재산세는 2억4000만원에서 5억8275만원으로 142% 오른다. 1주택자는 보유세 상승률이 ‘1년에 최대 50%’로 제한된다. 하지만 올해 냈어야 할 세금 인상분을 내년과 후년에는 부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시세 5억원(공시가격 3억원·1주택자 기준)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는 평균 9.3% 올랐지만, 10억원(공시가격 6억원) 주택 소유자는 16.8%, 15억원(공시가격 9억원) 주택은 42.3% 오른다. 아파트에 대한 공시가격도 급격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4월말에 공시가격을 발표하는데, 지난해 집값 상승분을 감안하면 상승률이 꽤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