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이 6년 만에 사상 최악의 거래 빙하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매매 거래량은 1년전과 비교해 10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24%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봄 성수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거래 위축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857건(신고 기준)으로 2013년 1196건 이후 1월 거래량으로는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1월(1만198건)과 비교하면 81.8%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거래는 계약 후 6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된다는 점에서 실제 1월 거래량이 더 늘어나겠지만 큰 폭의 감소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1월 거래량(1021건)이 가장 많았던 용산구는 올 1월엔 고작 20건에 그쳤다.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강남구는 지난해 1월 690건에서 올 1월 86건, 같은 기간 서초구는 519건에서 64건, 송파구는 825건에서 82건으로 각각 거래량이 줄었다. 강남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작년 말 이후 2억~3억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되면서 거래도 올스톱된 상황”이라고 했다.
아파트 전·월세 시장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올 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7618건으로 1년 전(1만4140건)보다 24,6%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헬리오시티 입주 영향으로 송파구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월(1321건)의 두 배 수준인 2399건에 달했다. 학군 이사 수요가 많은 강남구(1741건), 서초구(1226건), 노원구(1319건) 등지에서도 전·월세 거래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봄 성수기에는 거래가 다소 늘어나겠지만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을 사기보다 한 번 더 전세나 월세로 있으면서 관망하는 수요자가 많아 거래 위축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올해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면 거래량이 일부 늘어날 개연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