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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정말 계속 떨어질까?' 국내외 연구 종합해보니

뉴스 정리=김리영 기자
입력 2019.01.26 04:30

최근 약세를 보이는 집값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계와 이론으로 세상을 보는 경제학은 어떤 설명을 할까. ‘나는 오늘부터 경제기사를 읽기로 했다(원앤원북스·박유연 저)’에 나온 집값과 관련된 국내·외 각 연구소 연구 결과를 정리했다.

1. 저금리 기조의 전환

빚내서(leverage, 레버리지) 집 사는 일은 주택 가격이 꾸준히 오를 때 큰 수익을 발생시킨다. 수익이 커질수록 많은 사람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면서 거품이 커지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국 주택가격에는 약 32% 거품이 끼어 있는데 이 중 3분의 2 가 저금리로 인해 발생했다. 아파트만 놓고 분석하면 거품 크기는 52.4%까지 올라가며 이 가운데 70%가 저금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나붙은 매물판. /조선DB


과거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0년대 금리와 아파트가격 사이 연관성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2001년과 2004년 사이 2차례의 경기확장기가 있었음에도 이 기간 7차례나 금리가 인하됐다. 이 때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렸고 결국 2005년 10월부터 몇 차례 금리를 올렸지만 풀린 유동성이 워낙 많아 2006년 말까지 계속된 부동산가격 급등을 막지 못했다는 게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런 연구들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결국 금리다. 현재 시중금리는 계속 오름세에 있다. 1~2년 전만 해도 연 2%대 부동산 대출 금리가 가능했지만, 최근 연 5%를 넘나들고 있다. 이에 금리를 주된 지표로 보는 연구자들과 학자들은 부동산 시장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2. OECD의 6단계 부동산 경기

서울지역의 한 아파트. /조선DB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내놓은 ‘실질 집값의 정점과 저점 예견’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는 6단계로 구분된다. 집값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회복’ 단계,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지만 매수자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면서 거래량이 감소하는 ‘활황’ 단계, 거래량이 감소하다가 결국 주택가격도 정체되는 ‘침체 진입’, 거래량이 계속 감소하면서 집값이 하락하는 ‘침체’, 집값은 계속 하락하지만 저가 매수세가 나오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불황’,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세가 멈추는 ‘회복 진입’ 등 6단계다.

OECD 의 분석 틀에 따르면 최근 한국 상황은 ‘침체 진입’과 ‘침체’ 사이에 있다. 전체 경기 상황이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경기 상황이 침체의 길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3. 수도권과 지방 가격의 교차 등락

서울의 한 아파트. /조선DB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지방은 주택 가격 상승기와 하락기가 서로 달랐다. 전국의 집값이 일제히 올랐다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이 오르면 지방이 내리고, 지방이 오르면 수도권이 내리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부 정책의 효과가 주요 원인이다.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를 때 각종 투기억제책을 구사하면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까지 펴면 그 영향으로 수도권은 조정을 받고 반대로 지방 부동산 시장은 활성화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상황을 보면 서울 집값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상승기였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조정기를 가졌다. 반면 지방 5대 광역시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조정기를 거친 뒤 2010년부터 상승기를 나타냈다. 특히 2011년과 2012년에는 가격이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구체적으로 보면 지방에 따라서도 상승과 하락 수준이 차이가 있기는 하다.

작년 상황을 보면 지방은 조정받은 반면 수도권은 급등 현상을 나타냈다. 올해는 수도권에서 조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까지 흐름을 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들 때는 수도권 집값 상승기 때 가격이 하락했던 지방 집값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경제 관련 주요 부처를 15년 간 취재한 박유연 기자가 최근 펴낸 ‘나는 오늘부터 경제기사를 읽기로 했다’를 재가공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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