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진짜 알짜는 이곳!] ③ 올해 유망 재건축 분양단지 입지분석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9주 째 연속 하락하며 시장이 위축된 모습이지만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청약 시장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정부의 강력한 분양가 통제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 책정이 예상됨에 따라 기존 주택과는 달리 올해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건축 공급 규모 역시 작년의 두 배 정도로 풍부한데다, 9·13 대책 등으로 무주택자들의 당첨 기회도 커졌다.
통상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는 교통, 학군 등 기반 시설이 이미 잘 갖춰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낡은 건물만 새로 지으면 웬만한 신도시만큼 쾌적하고 생활하기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부동산114 선주희 선임연구원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인기지역이나 유망단지들을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땅집고는 2019년 분양을 앞둔 알짜 재건축 단지를 살펴봤다.
■ 올해도 뜨겁다…강남 핵심지 줄줄이 분양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 중 17%(6만6531가구)가 재건축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만 4만728가구가 몰려 있다. 작년 분양 실적(서울 8186가구)보다 5배나 많다. 올해 계획 중 상당 부분은 당초 지난해 분양 계획에 잡혀 있었지만 9·13대책과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동원해 가격 통제에 나서면서 올해로 일정이 밀렸다.
서울 강남의 핵심 위치인 강남·서초구에서는 작년 11월 ‘래미안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과 12월 ‘디에이치 라클라스(서초 삼호가든3차 재건축)’가 분양한데 이어 재건축 단지 4곳이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이다. ‘래미안리더스원’의 경우 전 주택형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하나도 받을 수 없는데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현금 부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올해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 ‘개포그랑자이’와 ▲ 삼성동 ‘상아2차래미안’, ▲ 역삼동 ‘아이파크’가, 서초동에서는 ▲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서초그랑자이’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그랑자이’는 당초 지난해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올 4월로 일정이 늦춰졌다. 또 정부가 분양가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합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올 봄 공급하면 분양가를 3.3㎡당 최소 4500만원 정도는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3.3㎡당 매매 가격이 60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전용 84㎡를 기준으로 한 채당 4억원 정도 시세 차익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강남·서초구에서 올해 분양하는 4개 단지는 모두 지하철역 인근인데다 학군과 문화·인프라 시설이 밀집한 곳에 위치해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분양 시기이다. 강남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통제하려는 정부와 조합이 맞서고 있어 분양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강남3구 재건축 단지에서 특히 현금을 많이 보유한 무주택자들의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9·13 대책 이후 현금을 보유한 부유층에게는 지금이야말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강남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아무리 주택 시장 상황이 나빠도 강남 재건축 단지는 매력적인 분양가 때문에 청약 경쟁이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준강남·비강남권 유망 단지
강남권과 가까운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도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가 올해 최대 관심 단지다. 이곳은 총 1만2032가구로 한 단지가 9510가구에 달했던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보다 가구 수가 더 많은, 서울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이다. 일반 분양만도 5056가구에 달한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규모뿐만 아니라 입지 면에서도 ‘헬리오시티’와 자주 비교된다. 두 단지는 직선 거리로 약 3km 떨어져있지만, 강남·잠실 등 배후 업무 지역과의 접근성이 비슷해 수요층이 겹치기 때문이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2016년 3.3㎡당 평균 2626만원에 분양했고 현재 시세는 3.3㎡당 4500만원 정도다. 주택시장에선 둔촌주공 분양가는 2년 전 분양했던 헬리오시티의 분양가 보다는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서는 ‘별양주공6단지’를 재건축한 ‘프레스티지 자이’가 관심을 모은다. 과천주공7-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2017년 2월 분양)’의 경우 3.3㎡당 2955만원에 분양했는데 현재 별양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4544만원 정도다.
경기도에서 주목받고 있는 또 하나의 재건축 아파트는 광명 ‘철산주공7단지’ 다. 광명시는 지난해부터 3기신도시 유력지로 거론되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다. 작년 분양한 철산주공4단지 ‘철산센트럴푸르지오’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100만원에서 2400만원 수준이었다.
■9억 넘으면 집단대출 불가…자금조달 계획 확인해야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청약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전보다 고가주택 및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무주택자라도 자금 조달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우선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집단 대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력으로 중도금을 치를만큼 충분한 여유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고가주택이 아니라도 투기지역에서는 무주택 가구를 포함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각각 40% 밖에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이미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했거나 분양권이 하나라도 있다면 대출은 아예 불가능하다. 다만 기존 주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한다는 조건 하에 1주택자는 예외적으로 대출을 허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실거주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편 분양가가 9억원 이하였어도 입주 시 분양권 시세가 9억원을 초과하면 2년 이상 반드시 거주해야 양도세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1주택 이상 보유한 사람이 조정대상 지역에 새로 주택을 취득하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도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중과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