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어떻게 저곳에…' 비좁은 골목에 지은 협소주택

뉴스 건축문화 편집팀
입력 2019.01.08 04:34 수정 2019.01.08 07:28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붉은 주택가에 종탑처럼 솟아오른 ‘집 위의 집’

중국 상하이의 '집위의 집'(가운데 하얀 건물) 주변 전경. 붉은 지붕의 주택들 사이에 자리잡아 멀리서도 눈에 띈다. /ⓒHU Yijie, CreatAR Images


◆건축 개요
건축가: 우토피아 랩(Wutopia Lab)
위치: 중국 상하이
준공시기: 2015년
건축면적: 39㎡
사진: 후 이지에(HU Yijie, CreatAR Images)

중국 상하이의 번잡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이 집은 최근까지 폐허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1920년대 빨간 지붕 집들의 골목길이었지만 1970년대에 지금 모습과 같은 형태로 지어졌다. ‘집 위의 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1층은 골목으로 비워져 있고, 주변 건물에 맞붙은 채 2층부터 주거공간으로 이어진다.

1층 공간은 골목길 역할을 하며, 2층부터 주거공간으로 이어진다. /ⓒHU Yijie, CreatAR Images


골목 안쪽 계단을 이용해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계단실 벽면을 밝은색 페인트로 마감해 오래된 건물에 활기찬 느낌을 준다. 여느 협소주택처럼 방의 기능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분리했다. 주방과 세탁실을 거쳐 거실, 부부 침실, 할아버지 침실로 이어진다.

밤에는 상하이 고층 빌딩들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HU Yijie, CreatAR Images


고층 빌딩으로 스카이라인을 장식한 상하이 중심가 한 켠에 자리한 이 집은 주변 집보다 높게 솟아 있다. 침실 테라스로 나가면 주변 주택가와 화려한 상하이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좁은 대지, 짧은 시공기간, 적은 비용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며 계획된 이 집은 새로운 생애주기를 맞았다.

개발 전 주택의 모습. 사람이 살아가는 집이 아닌 단순히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가까웠다. /ⓒHU Yijie, CreatAR Images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86년 역사를 간직한 이 집은 최근까지 빈민가 모습이었다. 건축법에 따라 집의 등고선을 바꿀 수 없어 건축가는 재건에 몰두했다. 새 집은 오래된 주택가 복잡한 골목길 사이에 있다. 건축가들은 저예산, 민원을 제기하는 이웃, 그리고 시공기간과 싸워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장 효율적인 공간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협소주택의 성격상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수납장을 많이 활용했다. /ⓒHU Yijie, CreatAR Images


작은 집은 가족의 인체 공학적 설계와 희망을 담아 특별하게 설계했다. 천창(天窓)으로부터 들어오는 자연광은 계단을 따라 집안 곳곳을 비춘다. 이는 부엌, 휴게실, 세탁실, 욕실 2개, 녹색 벽, 침실 2개, 수직 정원이 있는 곳까지 이어진다.

채광과 더불어 집 내부도 밝게 꾸며 공간이 더 넓어 보이도록 신경썼다. /ⓒHU Yijie, CreatAR Images


건축가는 주택 전체를 페인트로 칠했다. 하얀 종탑 모양의 집은 황폐한 공동체를 더욱 활기차게 보이도록 했다. 이 미묘한 변화로 마침내 지역 주민들이 이 집을 따뜻하게 받아들였고 모든 날들이 어제보다 나은 삶이 됐다.

월간 건축문화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저널이다. 전 세계 새로운 건축물과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 국내·외 건축 트렌드와 이슈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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