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등이 소유한 국내 최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내년에 50% 안팎 치솟을 전망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과 기준이 된다. 따라서 내년에 고가(高價) 단독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땅집고가 올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가장 비싼 표준 단독주택 1~10위의 내년 공시 가격 잠정치를 조사한 결과, 올해보다 최소 31%에서 최고 59%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표준 단독주택은 약 22만 가구로 국토교통부는 이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을 먼저 정한 후 이를 기준으로 주변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결정한다. 한국감정원은 최근 2019년 1월 기준 국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잠정 평가하고 소유자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올해 표준 단독주택 가운데 공시가격이 가장 비쌌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단독주택은 내년 공시가격이 270억원으로, 올해(169억원) 대비 59% 오른다. 이 주택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국내 표준 단독주택 가격 10위권에 속한 주택은 주로 용산구 한남동·이태원동, 성북구 성북동 등에 있는 고가 주택으로 모두 대기업 오너들이 소유하고 있다.
최고가 2위인 용산구 이태원동의 단독주택 역시 111억원에서 156억원으로 40.5% 상승했고, 3위인 성북구 성북동 단독주택 역시 97억7000만원에서 132억원으로 35% 뛴다.
올해 4위였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한남동 단독주택은 95억1000만원에서 141억원으로 48% 오르고, 5위였던 최태원 SK회장의 한남동 주택도 88억원에서 132억원으로 50% 상승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소유한 83억5000만원짜리 주택(2018년 8위)도41% 올라 118억원으로 공시될 전망이다.
정부는 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시세의 40~50%선에 그치는 등 시세 반영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고가 주택 공시가격을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배우 송중기·송혜교 부부의 이태원동 단독주택이 53억4000만원에서 80억7000만원으로 51%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급등한 주택 소유자 중 1주택자는 내년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올해 대비 50%까지만 늘어난다. 공시가격과 세율이 올라도 당해연도 재산세 부담은 전년 대비 150%를 넘지 못하도록 한 상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주택자의 경우 상한이 전년도의 300%까지여서 세금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주택 가격 공시에 있어서 고가와 저가 주택간 균형성을 맞추겠다고 밝힌 방침대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