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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이 단지에?…진화하는 아파트 커뮤니티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8.11.06 06:00

“올해 국정 감사 최고의 이슈가 사립 유치원 비리 문제 아닐까요. 아파트 소비자 입장에서도 아이들을 정부가 운영하는 안전하고 저렴한 곳에 맡길 수 있으면 매력적일 것 같다고 생각했지요.”

지난 2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에 나선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의 ‘탑석센트럴자이’는 최고의 강점으로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과 국공립 어린이집이 단지 내에 짓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아파트의 GS건설 정명기 분양 소장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는데, 지금은 안전하고, 저렴한 어린이집·유치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 '탑석센트럴자이'에 들어설 키즈파크 예상모습. /GS건설 제공


GS건설이 단지 내에 어린이집을 지어 의정부 시에 기부하고, 그 대가로 국공립 어린이집이 개원하면 모집 인원의 70%를 입주민 자녀에게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이 아파트의 흥행 전략은 성공적이다. 2일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 주말에만 5만5000여 명이 몰렸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건설사마다 “우리 아파트가 최고”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아파트는 뻔하다. 아무리 획기적인 평면을 내세워도 아파트는 거의 비슷하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주변 아파트 시세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해 분양가격을 결정하다보면 비슷한 시기에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

경기 의정부시 '탑석센트럴자이'에 만드는 키즈파크 내부 예상모습. /GS건설 제공


건설사 입장에서 “우리 아파트는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선 주력 소비층의 구미에 맞는 ‘커뮤니티 시설’을 내세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연구위원은 “최근에는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 대형화되면서 건설 비용에서도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큰 비용을 들어가는 만큼 어떤 커뮤니티 시설을 지어 소비자에게 어필할 지는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1세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의 포인트는 대부분 ‘건강’에 맞춰져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웰빙 열풍’으로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GX(단체운동) 시설 등이 대거 들어섰다. 이 시설들은 입주민 만족도가 높아 지금도 대단지 아파트 필수 커뮤니티 시설로 꼽힌다. 이런 흐름이 최근까지 이어져 스크린 야구장을 넣는 단지도 생겼다.

경기 안성시 '안성 공도 우미린’아파트에 들어선 수영장. /조선DB


‘수영장 딸린 아파트’가 고급 아파트의 상징이 된 적도 있다. 단지 내 수영장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었다. 2009년 입주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의 경우 분양 당시 25m 짜리 4개인이 갖춰진 수영장을 내세워 집중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용산의 청암자이, 고양 원당의 래미안휴레스트 등이 수영장 딸린 아파트를 내세웠다.

최근엔 ‘아침밥’을 주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맞벌이 부부의 바쁜 출근 시간의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리체’는 지난해 9월부터 커뮤니티 시설에서 조식(早食) 서비스를 추가했다. 아침으로 먹기에 좋은 샌드위치나 샐러드, 빵 등을 제공한다. 올해 3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자이’도 커뮤니티 시설에 조식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3040 젊은 부부를 주요 소비층으로 삼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선 탑석센트럴자이처럼 확실한 보유·학원 시설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2012년 경남 진주시에서 분양한 ‘더 퀸즈 웰가’는 단지 내 명문 학원이 입주하는 교육 전용 시설 ‘웰가 프라이빗 스쿨’을 선보였다. 같은 해 충남 서산테크노밸리에서 선보인 ‘이안 서산테크노밸리’는 입주민에게 영어교육환경 제공을 위해 영어마을을 단지 안에 구성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에서는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영어교실을 만들고 원어민 강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선DB


경기도 평택 신촌지구에서 분양 중인 ‘평택 지제역 동문굿모닝힐 맘시티’의 경우 아파트 단지 이름에 아예 ‘맘스’라는 이름까지 넣어 교육 시설을 특화해 분양에 나섰다. 대치동 유명 학원들과 계약해 아파트 단지 상가 4~5층에 초·중·고 전문 학원을 배치했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수요자 요구가 달라지고 삶의 방식이 변화하면서 커뮤니티도 이에 맞춰가는 추세”라며 “건설사들도 각각 아파트 장점으로 내세울만한 시설이 커뮤니티 외에는 크게 없기 때문에 꾸준히 커뮤니티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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