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경희궁 내려다보이는 '베르시움', 고급 주상복합으로 재탄생
서울 광화문 한복판의 금싸라기 땅에 공사 중단 상태로 12년째 방치됐던 ‘유령 빌딩’이 고급 주상복합 건물로 재탄생한다.
23일 서울 종로구청 등에 따르면 홍콩계 자금이 참여한 투자회사 ‘덕수궁PFV’가 지난 8월부터 종로구 신문로 LG 광화문빌딩 뒤편 새문안로2길에 있는 지상 18층 규모 ‘베르시움’ 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시공사는 대림산업으로 공사 기간은 2020년 7월까지, 공사 금액은 1040억원이다.
이 건물은 지하7층, 지상18층에 연면적 5만7824㎡ 규모다. 공사 완료 후 전용면적 118~234㎡ 아파트 58가구와 오피스텔 170실, 상가 등으로 구성되는 고급 주거시설로 옷을 갈아입는다. 현재 사용 중인 ‘베르시움’이란 건물 명칭을 그대로 사용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분양 일정도 아직 미정이지만 ‘고급 주거지’를 내세우는만큼 강남권 못지 않은 높은 분양가가 책정되리란 관측이 나온다.
덕수궁PFV는 법원이 관리하던 이 건물을 2016년 공매로 사들여 새로운 주인이 됐다. 덕수궁PFV는 홍콩계 투자회사 퀸스타운(Quinstown)과 국내 피에스자산관리·한화투자증권 등으로 구성됐다. 작년 9월 사업시행자 변경인가를 받았고, 최근 리모델링 사업에 필요한 2000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모집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건물은 덕수궁과 경희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광화문의 알짜 중 알짜로 꼽힌다. 바로 옆에는 고급주택인 ‘상림원’이, 뒤편에는 옛 러시아 공사관과 정동공원이 있다.
1995년 신문로 2-8 재개발 구역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사업을 시작됐다가 IMF(외환위기) 사태가 터지면서 중단됐. 2002년 공사가 재개됐지만 2006년 공정률 78% 상태에서 시행사 파산으로 공사가 다시 중단된 이후 12년째 ‘유령 건물’로 방치됐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2016년 새로운 시행사가 선정되면서 옛 시행사와 과거 이 건물을 분양받은 200여명의 수분양자 권리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수백억원대 분양대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