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청춘별장' 운영하는 오승열 프리홈 대표
"건물·공간도 입소문 마케팅…이용자 맘 뺏는 감동 콘텐츠로 공략해야"
‘부동산의 중심’ 조선일보 땅집고가 절대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로 가는 바른 길을 제시할 ‘제4기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www.csacademy.kr)이 10월 2일 문을 엽니다. “좋은 집은 좋은 건축주가 만든다”는 말처럼 건축주 스스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야 좋은 건축가와 시공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 4기 과정을 이끌 건축 멘토들을 미리 만나 그들이 가진 건축 철학과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이젠 건물도 마케팅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건물을 지으면 높은 임대수익을 원하지만 모든 건물이 다 임대가 잘되는 건 아니다. 입지가 좋은 건물은 비싸서 수익이 나지 않고, 입지가 안 좋으면 손님이 적어 수익이 나지 않는다. 마케팅 전문가이자 공유형 세컨드하우스 ‘청춘별장’을 운영하는 오승열 프리홈 대표는 “사람들이 지나는 길목에 건물을 세우는 것이 수익 극대화의 지름길인 것처럼 사람들의 입소문이 잘 나는 길목에 내 건물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오 대표는 땅집고가 다음달 초부터 건축주 대상으로 개최하는 집짓기 실전 교육프로그램인 ‘제 4기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에서 공유형 숙박업인 에어비엔비 운영 노하우를 주제로 강의한다.
그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광고맨’ 출신이다. 국내 최고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 입사해 제작국장까지 지냈다. 퇴직 후 그는 제조업과 금융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세컨드하우스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트렌드를 알고 그 수요에 맞게 건물을 짓고 운영하면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유행의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른만큼 건물도 이에 맞춰 바뀔 수 있게 가벼울수록 좋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잘나는 길목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곳을 말하는가?
“좋은 입지에 건물을 지어야 장사도 잘되고 수익도 좋은 것처럼 요즘은 온라인 상에서도 입소문이 나기 좋은 입지가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웹페이지나 서비스에 공간을 올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에 맞춰 건물을 짓고 공간을 제공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요즘은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 숙박 서비스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등이 발달하면서 서울 강남 한복판의 대로변 입지 건물이 아니더라도 돈을 벌 수 있게 됐다. 여가를 즐기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문화가 생기면서 마케팅을 잘하면 고객들이 먼 길도 찾아간다. 물건만 마케팅하는 게 아니라 공간이나 건물도 마케팅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공간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
“사진을 잘 찍는 것이 기본이다. 아무리 좋은 공간이라도 매력없어 보이면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공간을 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찾아온다.
공간과 관련된 영상이나 글, 이벤트 같은 콘텐츠도 중요하다. 광고로만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시대는 지났다. 요즘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여행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거나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온다.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콘텐츠로 사람을 감동시킬 것인지를 연구해야 하고, 이게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예를 들어본다면?
“최근 숙박업을 하는 분이 서울 북촌의 한옥을 고쳤는데 지붕에 계단을 설치했다. 주변엔 비슷한 한옥이 많아 어떻게 차별화할 지 고민했던 것이다. 계단을 타고 지붕에 올라가면 한옥 마을의 지붕들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됐는데, 사람들이 그 풍경을 보기 위해 찾아온다. 계단 하나 설치해서 사람들에게 광경을 볼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된 것이다.”
-프리홈에서 얻는 수익은 어느정도 되나?
“현재 운영하는 프리홈 사업은 서울 외곽 작은 땅에 15~20㎡(5~6평) 정도 되는 조그만한 방 2개짜리 세컨드하우스를 짓는 것이다. 친환경 목재로 짓고 인테리어나 내부 소품을 최소화하고 창을 크게 냈다.
집 지을 때 겉모습이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수익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방이 크지 않고 위치도 서울 외곽이어서 사람들이 찾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했다. 오히려 나무로 된 집에 소품이 많지 않으니 북유럽 느낌을 찾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이 공유형 주택은 하룻밤 15만원 받는다. 비는 날이 많지 않아 건축비 1억원을 투자했다고 하면 최대 40%까지 버는 사업이다. 세컨드하우스여서 내집처럼 사용하면서 빌려주는 것인만큼 리스크도 크지 않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맞춰 집을 짓는 것이 정답일까?
“오히려 집은 더 가벼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든 자유자재로 바뀔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변하는데 집이 변하지 않는 게 말이 되나. 우리는 집을 너무 무겁게 생각한다. 요즘은 미니멀리즘(minimalism, 단순함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키워드인 것 같다. 기본적인 것만 최소한으로 갖춰놓고 사는 것이다. 유명한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도 말년에는 지중해변에 4평짜리 통나무 집을 짓고, 해변에서 수영도 하며 생을 마쳤다고 한다. 필요한 것만 딱 갖췄다면 4평은 충분히 행복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주거 트렌드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나?
“휴식과 힐링, 새로운 경험이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도심 생활에 지친 분들이 자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할 것 같다. 도심 생활은 지치고 각박하다. 하지만 아예 내려가는 귀농·귀촌은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교외에 공유 별장 같은 세컨드하우스를 두는 문화가 더욱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