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이후 집값 어떻게되나… 전문가 7人 긴급분석
"8·2대책 못지않은 고강도 대책이다.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당장 큰불은 끄겠지만, 다시 잔 불이 타오를 수 있다."(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9·13 대책에 대해 본지가 7명의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추가로 주택을 사들이려는 심리를 위축시켜 집값 급등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시중 매물 품귀 현상, 주택 공급 부족 등 최근 집값 과열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결책은 미흡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강도 대책으로 관망세 짙어지다 내년부터 조정될 수도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 지방 원정 투자 등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도 양도세 혜택 요건을 강화하고, 종부세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라며 "경계 심리가 작동하면서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집값이 뛴 배경에는 1주택자들도 대거 가세한 측면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혜택을 줄이고 대출을 막겠다는 것은 정부가 앞으로는 추가로 집을 사지 말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매수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테이터랩장은 "종부세 강화안과 함께 공시가격 현실화도 추진되면 1주택자는 시가 50억원, 다주택자는 시가 30억원부터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부터 서울 강남권, 한강변 등의 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연말까지는 상승 폭이 둔화되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흐름을 보이다가 강화된 종부세가 적용되는 내년쯤부터 주택 시장이 조정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안정 지속될지 미지수
다만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보유세 인상 효과는 시장에 일시적으로 충격을 주겠지만, 결국 집값은 수요와 공급의 논리를 따라간다"며 "실거주 요건 강화로 인해 단기적으로 물량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시장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보유세 부담을 늘린다고 해서 시장에 매물을 던질 집주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수요가 많은 인기 지역에서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전가할 부작용도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강화된 종부세는 내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정부가 인 주택 공급 대책을 함께 발표해 미래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잠재워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