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위례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집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을 조직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이 원하는 가격에 매물을 올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허위 매물 등록 혐의로 신고하는가 하면 일부는 다른 지역 중개업자들에게 매물을 내놓는 식으로 영업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일부 지역의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집값 담합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일부 주민 카페에서 지역 내 공인중개사들이 자신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매물을 외지 중개사들에게 내놓자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 매물도 다른 지역에 내놓아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일감을 빼앗아 버리자는 식이다.
위례신도시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본인들이 원하는 가격이 아닌 것들은 모두 허위매물로 신고한다”며 “일부 주민은 전화를 걸어와 ‘원하는 가격의 매물이 부동산 포털 사이트에 없으면 매수인들은 올라간 가격으로 거래하지 않겠느냐’며 압박도 한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단체 카톡방에서 “거래는 문정동이나 거여동 근처 부동산에서도 충분하다”며 “필요하면 각 단지에 외부 공인중개사를 위한 컴퓨터나 프린터를 배치하면 된다”고도 했다.
대화방 속에서 일부 주민들은 공인중개사들이 거래를 많이 하려고 실제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아 오히려 담합을 하고 있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위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대화방에서 주민들끼리 집값을 담합하는 행위를 못하도록 공지하고 있다” 며 “중개업소가 포털에 매물을 올릴 때 동, 호수조차도 기재하지 않고 매물을 올리는 것이 자주 발견돼 시정을 요구했고 이에 반발한 일부 부동산이 포털에 위례 매물을 모두 내려버렸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인터넷상 부동산 허위매물을 관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로부터 자료를 입수해 집값 담합 의심 단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KISO의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인터넷에 올라온 부동산 매물 중 허위매물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시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8월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전달의 3배에 육박하는 2만여건에 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허위매물이 많다기보다는 허위매물이라는 악의적인 신고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허위매물 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공인중개사들에게 압박을 가한 경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