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욕망 단지’인 대치동, 목동 아파트를 살 돈이 없다면 신도시 학군 단지라도 선점해야 합니다.”(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결혼 후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때는 자녀가 중학교에 진학한 후부터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다. 맞벌이로 각자 300만~400만원 정도 번는 맞벌이 중산층이라고 해도 생활비와 교육비, 대출금을 내고 나면 별도의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자고나면 집값이 쑥쑥 오르는데, 투자할 돈이 없다며 두 손 놓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 참여한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가 ‘미래 학군 투자’를 부동산 투자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영어 학원 강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학군과 부동산을 연계해 시세 차익을 거두는 투자법을 고안해낸 전문 투자자다.
평범한 영어 학원의 강사였던 이 대표는 마흔살이 돼 첫 아이가 생긴 뒤 맞벌이로 생계를 꾸리는 것보다 월세를 받으며 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작할 때 목표는 ‘1년에 오피스텔 한 채씩만 마련하자’는 것. 하지만, 지금은 재건축·재개발 분야까지 아우르는 전업 투자자가 됐다. 그가 투자 노하우를 살려 쓴 책인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는 학부모들의 공감을 받아 베스트셀러가 됐고, 이 대표는 부동산 분야 스타 강사로 이름을 알렸다.
“학군만 따라가도 부동산 투자는 성공이다”
대한민국, 특히 서울 주택시장에서 ‘명품 학군’으로 인정 받은 지역의 집값은 주택시장에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고, 가격 상승 압박은 높고, 하락 위험은 적은 지역으로 ‘공인’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이런 지역은 이미 집값이 너무 올라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대표는 ‘2018 대한민국 부동산트렌드쇼’ 행사 기간 중 열린 강연에서 “서울 유명 학군 근처에 있는 아파트 단지는 이미 너무 가격이 올랐다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가능성’과 ‘우수 학군 형성 가능성’이 교집합을 이루는 지역을 예측해 보고, 이런 곳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고려해 봐야 합니다. 학군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의 기회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아직 본격적인 개발에 접어들지 않은 곳의 ‘미래 학군’ 단지를 선점할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이 대표는 학군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투자를 하기에 앞서, 현재 학군 영향으로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행사장에서 ‘학군 욕망 지역’ 리스트를 정리해 발표했다. 대치동, 역삼동, 목동, 중계동, 광장동 외에도 학군 영향이 강한 부동산 투자지역으로 길음뉴타운, 오륜동, 고덕명일, 마포 염리초등학교 일대와 가재울초등학교 배치 단지가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집값 차이는 있지만, 해당 지역 내에선 학군 영향으로 절대적인 곳으로 집값도 높은 지역이다.
현재의 학군 욕망 지역을 기반으로 좋은 학군이 생길만한 지역의 요건을 꼽았다. 우선 기본적으로 지역 거주민들의 교육 의지가 강하고,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 학부모들의 구성비가 높은 곳이어야 한다. 둘째, 임대 아파트보다는 중대형 아파트 단지나 고급 주택이 밀집한 동네여야 한다, 셋째, 근린 상가를 갖춰 학원가가 들어오기 편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 학군이 쉽게 형성된다.
“서울 내 ‘대규모’ 산업단지·뉴타운을 주목해라”
그는 학군이 잘 형성될 가능성이 큰 지역을 고르기 위해서 ‘일자리가 많은 곳’과 ‘뉴타운이 크게 생기는 곳’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기업을 배후로 둔 곳과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서기 시작하는 지역은 수 년 내에 학군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서울 유일의 대규모 산업 단지인 마곡지구를 꼽았다. 현재 84㎡ 아파트 호가가 12억원에 달할 정도로 상승세가 무섭지만, 아직 학군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집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마곡지구 내 학교들과 가까우면서도,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중대형 근린상가에 학원가가 생겨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천정부지로 뛴 마곡 집값이 부담스럽다면, 경기권역에 속한 판교테크노밸리와 광명시흥테크노밸리가 비슷한 상황이니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주목 받은 뉴타운 지역도 주목해 볼만 하다. 이주현 대표는 북아현뉴타운, 신길뉴타운, 흑석뉴타운을 콕 집어 제시했다. 그는 “뉴타운 구역 범위는 넓을수록 좋고, 2호선·7호선 등 핵심 전철 노선이 지나는 곳일수록 명품 학군이 잘 형성된다”며 “구역 내에 초·중·고등학교가 있고, 학원가가 입점할 수 있는 구도심 상가가 있으면 학원가가 비교적 빨리 형성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지방 택지지구 학원가를 예측해라”
이 대표는 서울 집값이 부담스럽다면 수도권 신도시나 지방 택지지구로 눈을 돌려 보라고 조언했다. 집값 상승률은 서울보다 덜하겠지만, 여기서 남긴 시세 차익을 종잣돈으로 서울 아파트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허벌판에 흙 무더기만 쌓여 있는 개발 초기의 택지지구에서도 미래 학군을 예측하는 방법이 있다. 이 대표는 “지구 계획도를 펼쳐놓고 고급 브랜드 아파트의 중대형 평수가 많이 들어오면서도, 영구 임대 아파트가 없는 구역을 골라내야 한다”며 “여기에 숙박업이나 유흥 주점이 들어오는 중심상업지구보다는 초·중학교를 낀 근린 상가에 고급 학원가가 형성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현 대표는 “택지지구 아파트 단지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장화 신고 들어가서 구두 신고 나오는 투자를 해야 한다”며 “누가 뭐래도 주택 가격은 결국 우상향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미리 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