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건축주가 뭘 모르면…현금 쥔 먹잇감이죠"

뉴스 오유신 기자
입력 2018.06.08 04:00 수정 2018.06.08 08:06

‘부동산의 중심’ 조선일보 땅집고가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로 가는 바른 길을 제시할 ‘제3기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이 6월 9일 문을 엽니다. “좋은 집은 좋은 건축주가 만든다”는 말처럼 건축주 스스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야 좋은 건축가와 시공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 3기 과정을 이끌 건축 멘토들을 미리 만나 그들이 가진 집짓기 철학과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집짓기 멘토] 손창완 밈스페이스 대표, “건축주가 모르면 휘둘리고 큰 돈 날려”

'건축주만이 알려줄 수 있는 집짓기 진실'의 저자 손창완 작가. /오유신 기자


“자칫하면 건축주는 현금을 쥐고 있는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건축주만이 알려줄 수 있는 집짓기 진실’의 저자인 손창완 작가. 그는 2016년 12월 경기도 판교신도시에서 내 집 짓기에 성공했다. 직접 내 집을 짓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내겠다고 결심한 지 꼬박 4년 만이다.

처음에는 정보도 전혀 없었고, 뭘 해야 할 지도 몰랐다. 그래서 3년간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땅과 새로 준공한 집을 보러 돌아다녔다. 틈틈히 부동산 투자, 건축, 시공, 재료, 설계, 건축 관련법 등도 스스로 공부했다.

하지만 집짓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땅을 샀다가 설계비만 날린 채 손해보고 되팔기도 했다. 단독주택 경매 입찰에 도전하기도 했고, 하다하다 지쳐 다시 아파트를 구매하기도 했다.

오는 9일 조선일보 건축주대학 3기 개강을 앞두고 땅집고가 만난 그는 “처음 목적했던 걸 달성하는 건물을 지은 사람이 성공한 건축주”라고 했다. 이어 “건축주는 오직 선택과 자금 집행, 이 두 가지만 하면 되지만 대부분 시행착오를 겪고 큰 돈을 낭비한다”고 했다.

경기도 판교동 운중로에 있는 손창완 작가의 단독주택. 오른쪽 공간은 원래 식당으로 계획했다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주차장으로 바꿨다. /사진=진효숙


그는 이달에 ‘밈스페이스’라는 회사를 만든다. 집짓기 예산부터 부지 매입, 건축, 등기완료까지 모든 집짓기 컨설팅 업무를 한다. 동시에 자동차 엔지니어로서 9년간 다녔던 외국계 회사도 떠난다. 결국 4년간 쏟아부은 집짓기에 대한 열정이 직업까지 바꾼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건축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회원 수가 3만5000명에 달한다.

그는 “건축주는 경영자 마인드로 시공 과정에서 많은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야 한다”면서 “직접 할 줄 모른다고 해도 건축에 대한 내용과 과정은 숙지해야 한다. 모르면 흔히 말하는 업자들한테 휘둘린다”고 했다.

손창완 작가의 집은 내부 공간에 책꽂이 계단이 있다. /사진=진효숙


-집은 몇 평 정도로 지어야 적당하다고 보나.
“집은 욕망을 반영하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이런저런 공간을 다 붙이다 보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게다가 단독주택에 살아본 경험이 없다면 집의 면적에 대한 감각이 없다. 단독주택은 바닥과 천장을 입체적으로 만들면 같은 면적이라도 넓어 보인다. 가족 구성원이 4명이라면 40평 기준으로 생각하면 좋다. 가족 구성원에 맞춰 공간을 정하는 것이 사람이 이로워지는 집을 짓는 비결이다.”

-3.3㎡(1평)당 공사비는 얼마로 잡아야 하나.
“건축주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평당 공사비다. 나도 집짓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이 집은 평당 들었어요?’였다. 내외부 건축 자재가 고급이거나 구조가 복잡할수록, 그리고 연면적에 들어가지 않는 공간이 많으면 건축비는 늘어난다. 건축주 입장에선 30~40평 집을 지을 때 평당 600만원 정도 잡아야 한다. 이 금액이면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고 그에 맞는 자재로 견적을 받아 집을 짓는 데 무리가 없다.”

손 작가의 집에 만든 옥상데크. /사진=진효숙


-요즘 유행하는 태양광 설치는 어떤가.
“단독주택에서 쓰는 가정용 태양광 발전은 일반적으로 패널 12장을 설치해 시간당 3KW의 전력을 생산한다. 비용은 보조금을 받으면 2017년 기준 450만~600만원 정도다. 보조금은 점차 줄고, 수량도 한정돼 있으므로 시기를 잘 맞춰서 봄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 누진세를 피하고 환경까지 생각한다면 태양광 발전은 권장할 만하다.”

-단독주택은 아무래도 춥지 않나.
“요즘 단독주택은 시공 기술과 자재가 발달했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적게 들고, 여름에도 시원한 주택이 많다. 외단열과 내단열을 함께 시공하면 집이 따뜻하지 않을 수 없다. 목구조 방식의 시공도 콘크리트보다 단열에 좋다. 남향을 제외한 창호의 크기를 작게 하고, 창호 숫자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집 지을 때 누굴 먼저 찾아야 하나.
“땅을 계약한 후 가장 먼저 만나야 할 사람은 시공사가 아닌 건축가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듯이 처음부터 설계를 잘해야 좋은 집을 만들 수 있다. 건축가는 변호사 역할도 해준다. 집을 예쁘고 편하게 디자인하고 내가 산 땅이 건축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 검토한다. 허가에 필요한 도면과 서류도 작성한다. 특히 집이 설계에 맞게 잘 올라가는 지 감리하고, 건축주와 시공사간 이견을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 작가의 집은 2층 거실과 아이방을 개방형으로 꾸몄다. /사진=진효숙


-집 짓는 기간은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하나.
“땅을 계약하고 설계에 바로 들어가면 설계에 석달 정도 소요된다. 만약 잔금 내기 전에 건축 허가를 접수하려면 매도인의 토지사용승낙서가 필요하다. 설계를 마치면 건축허가를 받고 착공할 수 있다. 40평대 목조주택의 경우 건식 시공으로 약 2개월 반에서 4개월 걸린다. 콘크리트 구조는 5~6개월 필요하다.”

-집은 언제, 어느 시기에 짓는 것이 가장 좋은가.
“집은 아이가 다 컸을 때가 아닌 아이가 어리고 한창 뛰어놀 시기에 짓는 것이 좋다. 건축자재는 새것이 나오더라도 실제 사용하고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자재의 성능 자체보다 가격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재 가격은 매년 물가상승률 정도 오르고, 건축비 역시 2~3% 증가한다. 인건비와 자재비는 계속 오르기 때문에 집을 짓겠다고 결심했고 땅까지 샀다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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