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하천도 돈이 되나…용인 하천 1억5000만원에 팔려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8.05.24 03:11

부동산 경매에서는 간혹 낙찰받은 이유나 취득 후 용도가 궁금해지는 물건들이 있다.

지난 5월 8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1098㎡(332평) 규모의 하천이 1억5251만원에 낙찰됐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 하천은 감정가가 3억6700만원이었지만 그동안 3회 유찰되면서 이번 경매에서는 최저 입찰가격이 감정가의 34%인 1억2500만원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유찰될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2명이 입찰에 참여해 1억5250만원(감정가의 41.5%)에 낙찰됐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하천. 최근 경매에서 1억5000여만원에 낙찰됐다. /부동산태인


이 토지는 지목이 하천이다.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그나마 해당 토지의 일부는 주변 공업용지의 소유자가 사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하천은 토지 소유자가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쓸모없는 땅으로 꼽힌다. 소유자가 임의로 하천을 매립해 사용하는게 불가능하고 댐·교량·옹벽 등을 마음대로 설치할 수도 없다. 하천 물이나 물가 땅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하천법에 의해 제한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물길이 흐르지 않고, 주변 범람 우려가 없는 경우 관할구청에 용도 폐지 신청을 할 수는 있다. 그나마도 자연적으로 물길이 끊기는 경우에만 가능해 사실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

만약 하천 옆에 쓸만한 하천 부지가 있다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낙찰받는 경우가 간혹 있는 정도다. 소유한 하천부지가 하천구역선에서 벗어나 있는 땅은 하천법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낙찰된 하천 토지의 지적개황도. /부동산태인

하지만 이번에 낙찰된 토지의 지적도를 살펴보면, 토지가 전부 하천구역선 안에 있다. 이 경우에는 이 토지를 농사 짓는 목적이 아니고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가 없다.

더구나 이 땅은 주변 다른 소유자의 공장 건물에 둘러싸여 있는 사실상 맹지(盲地·도로와 조금도 접하지 않은 토지)여서 농사짓기조차 어렵다. 남서쪽에 폭 4m 짜리 도로선과 접하는 부분이 한 곳 있지만 그 부분이 하천이어서 다리가 놓일 곳으로 도로 이용은 불가능한 탓이다.

부동산태인 관계자는 “아마도 낙찰자에게 외부인이 알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착오나 정보 부족으로 잘못 낙찰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용산, 15년 발목 잡은 초고층 저주 이번엔 벗을까…용적률 1700% 선포
K-아트, 블록체인 타고 일본 시부야 상륙…도쿄서 전시회 개최
신도시 선도지구 최종 승자는? 분당 이재명아파트 vs 산본 국토부장관 아파트
"요즘 크리스마스트리는 비주얼부터 다르네" 시선 강탈 조명 팁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원 아이파크' 청약에 총 2.2만명 접수, 평균 경쟁률 15대 1

오늘의 땅집GO

용산, 15년 발목 잡은 초고층 저주 벗을까…용적률 1700% 선포
신도시 선도지구 최종 승자는? 국토부 장관·이재명 아파트 포함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