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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명 온다, 렌탈주택 돈된다"…평택이 들썩

뉴스 김리영 인턴기자
입력 2018.05.16 07:00
팽성읍 두리에 조성된 렌탈 단독주택 타운. / 파인힐 제공


“서울 용산 인근에서 미군 대상으로 렌탈하우스 사업을 해 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습니다. 용산 미군 기지보다 평택 기지가 훨씬 규모도 크고, 상주 인원도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미군 부대 앞에서 미군을 겨냥한 주상복합아파트 ‘더 맥심 험프리스’의 분양 관계자는 “기지 이전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투자자 관심도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2~3년 평택 평성읍 중심으로 렌탈하우스 사업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미군과 군속 등을 대상으로 한 임대 주택은 유형도 다양하다. 2~3층짜리 단독주택 단지는 물론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 빌라까지 등장했다. 땅값도 강세다. 팽성읍 일대 땅값은 3년째 급등세다. 지난해에만 14.3% 올랐다. 팽성읍 곳곳에 렌탈하우스와 상가 등이 조성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평택시 주요지역의 지가변동률 추이. /국토교통부


주한미군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K-6)는 여의도 5.5배인 1467만7000㎡다. 2020년까지 8만명 이상의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 이전이 완료되면 동북아시아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가 된다. 주택건설 업계에선 미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원 외에도 미군 대상으로 장사하는 상인과 각종 납품·용역 업체 등 관련 업계 종사자까지 합치면 평택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약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택 미군 기지 개요. /조선DB


■ 팽성읍, ‘미군 렌탈하우스’ 주요 상품으로 등장

렌탈하우스는 미군 기지와 가까운 팽성읍 곳곳에 1~3층 단독주택 타운으로 조성되고 있다. 용산 주변에도 렌탈하우스가 군데군데 있었지만, 팽성읍처럼 대단지로 조성한 것은 처음이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평택 렌탈하우스촌은 미국식 주택과 한국의 풍경이 결합된 형태여서 기지 주변이 독특한 풍광을 가진 지역이 될 것”이라며 “렌탈하우스촌이 어느정도 자리잡으면 경남 남해의 독일인 마을처럼 명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을 대상으로 한 주상복합아파트 '더 맥심 험프리스' 완공 후 예상 모습. /한국자산신탁 제공


렌탈하우스는 주요 소비층인 미군과 미군 군무원의 취향을 반영해 짓는다. 통상 2~3층 규모의 단독주택 형태가 많다. 전용면적은 132~254㎡(약 40~80평) 정도다. 단지마다 5~3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독주택 외에도 빌라나 오피스텔은 물론 주상복합 아파트도 등장했다. 평택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현재 팽성읍과 충남 아산시에 미군을 위해 조성된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물량이 5000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택 미군용 타운하우스 내부.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본 모습. /엘리시움 제공


타운하우스의 장점은 계약만 되면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무원과 고급 장교의 경우 미군 개인이 집주인에게 직접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미군 주택과에서 관리비를 포함한 1년치 임대료 (평균 4500만~5000만원)를 한 번에 지급한다. 한 번 계약하면 장기 계약이 가능하다. 렌탈하우스 분양 관계자들은 “미군 군무원의 주택 수당이 연 평균 5% 정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임대료는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미군 렌털하우스 종류와 임대료, 수익률 비교. /땅집고


현재 단독주택형 렌탈하우스는 분양 가격이 5억9000만(60평형)~7억5000만원(80평형)에 형성돼 있다. 3.3㎡당 분양 가격은 850만~900만원 선이다. K6 험프리 게이트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는 렌탈하우스 파인힐타운의 한 관계자는 “주택 크기에 따라 임대수익률은 5~10%로 예상한다”고 했다. 팽성읍의 또 다른 단독주택 타운하우스인 ‘평택 엘리시움’ 분양 담당자는 “3층 이상 단독주택은 관리비 포함해 연수익이 6000만원이며 실수익은 1년에 3000만~4000만원 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군무원 직위나 군인 계급이 높으면 전용 165㎡(약 50평) 이상 단독주택을 선호하지만, 부대 입구에서 가까운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공실률이 낮아 수익률 면에선 더 낫다는 평가도 있다.

■미군 부대까지 거리, 단지 시설, 토지매입 여부 꼼꼼히 따져야

평택 렌탈하우스 시장은 아직까지 유망한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지역에 지속적으로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택 일대 부동산 중개업계에선 렌탈하우스 투자시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공실률 관리’를 꼽는다.

미군 부대와 너무 멀리 떨어진 집은 공실 위험이 큰 편이다. 서정동의 B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부대에서 멀수록 분양 가격은 낮지만, 공실 위험도 점점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더 맥심 험프리스’ 분양 담당자는 “미군 대상 렌탈하우스도 결국 부동산이어서 ‘입지’가 수익률을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은 초기여서 렌탈하우스들이 차별성이 없지만, 결국 미군 기지와 가까운 집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설비, 편의시설, 보안시설, 주차장 측면에서 미군의 세세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도 공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주택이 노후할수록 공실률이 높아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팽성읍 A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부대와 가까운 신축 단독주택 렌털하우스는 전용 132㎡ 이상 매물의 임대율은 95%로 높은 편인데, 입주 5~6년 지나면 85%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팽성읍에 들어선 미군 렌탈용 단독주택 단지들. /김리영 인턴기자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아직은 평택에 렌탈하우스 물량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이 지역 자체가 농촌지역이어서 집을 지을 땅이 많고, 가격도 저렴해 공급이 증가하면서 임대수익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렌탈하우스 투자는 국제 정세와도 관련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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