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GTX 곧 뚫린다"… 집값 '일·파 만파'

뉴스 이송원 기자
입력 2018.05.09 03:09

사업자 선정으로 '본궤도' 올라… 미분양 줄고 분양권 가격 상승
킨텍스 인근에선 억대 웃돈… 연신내역·대곡역 상권 주목, 성남역·용인역 일대도 탄력

오는 7월 입주를 앞둔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힐스테이트 운정' 아파트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최근 4억원 초반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분양가보다 5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이 아파트는 2015년 11월 분양 당시 총 2998가구 중 80% 이상이 미분양이었다. 비슷한 시기 공급돼 역시 미분양이 많았던 '운정 센트럴푸르지오'도 지금은 분양권에 2000만~7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파주 동패동의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권을 사겠다는 문의가 많지만 가격이 더 오를 거란 기대감 때문에 매물이 많이 없다"고 했다.

운정신도시 아파트에 극적인 반전을 불러온 결정적 계기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이었다. 일산까지만 운행 예정이던 GTX A노선이 파주까지 연장하는 계획이 가시화한 2016년부터 미분양이 점차 해소되더니 분양권 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운정신도시 입주 물량이 많아 상승세가 다소 꺾일 수 있지만, GTX 개통이 임박할수록 일대 집값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GTX 역세권 부동산 시장 들썩

GTX A노선이 사업자 선정으로 본궤도에 오르면서 수혜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주요 업무 지역과 접근성이 떨어졌던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GTX 역세권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분양권에 웃돈이 붙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GTX 노선을 따라 신규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고 역세권 상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GTX A노선 남쪽 종착역이 위치한 동탄 신도시 -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부동산 시장의 주요 개발 호재 중 하나는 현재 공사 중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이다. 파주 운정신도시부터 서울역-강남구 삼성동을 거쳐 동탄까지 83.1㎞를 연결한다.

GTX A노선은 경기 파주 운정에서 일산 킨텍스역을 지나 서울역·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83.1㎞ 구간, 총 10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광역 급행 철도다. 4월 말 국토교통부가 민간 투자 사업으로 진행되는 파주 운정~삼성역(43.6㎞) 구간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신한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하며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올해 말 이 구간 공사가 첫 삽을 뜨고 2023년 개통된다. GTX A노선이 뚫리면 현재 80분이 걸리는 일산에서 삼성역까지의 이동 시간이 20분으로 단축된다. 앞서 재정 사업으로 진행되는 삼성역~동탄 구간은 작년 3월 착공, 2021년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동탄에서 삼성까지 소요 시간은 현재 77분에서 19분으로 줄어든다.

GTX 개통의 대표적인 수혜지로는 파주 운정, 일산 킨텍스역 인근, 분당 아름마을, 용인 마북동 등이 꼽힌다. 특히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파주 운정신도시가 GTX 호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GTX A노선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후인 작년 12월 분양한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는 2580가구 모집 1순위 청약에 6215명이 몰리면서 파주시 역대 최다 청약자 기록을 세웠다. 2015년 12월 4285가구였던 파주시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3월 기준 16가구로 급감했다.

◇일산 킨텍스 주변 분양권 웃돈 껑충

일산에서는 GTX 킨텍스역 인근 아파트 분양권에 억대 웃돈이 붙었다. '킨텍스원시티'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3월 분양가보다 2억원이 많은 7억3900만원에 거래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강남과의 교통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에 장항동 호수공원 주변 근처 아파트들의 가치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GTX 역사 공사가 한창인 성남시 분당 아름마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일대 아파트값도 탄력을 받고 있다. GTX 성남역이 들어설 이매동 아파트의 3.3㎡당 매매 가격은 작년 초 1713만원에서 최근 2267만원으로 오르며 성남시 평균보다 가파른 오름 폭을 보였다. GTX 용인역 역사의 환승역이 될 구성역(분당선) 인근 '삼거마을 삼성래미안'은 전용 84㎡형이 지난해 12월보다 9000만원이 뛴 5억5000만원에 팔렸다.

GTX A노선을 따라 올해 아파트 공급도 줄을 잇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분당 더샵 파크리버, 신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 등이 GTX 개통 호재를 내세워 분양에 나선다.

◇연신내·대곡역 상권 성장세 주목

낡은 다세대·연립주택이 많은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주변은 GTX로 인해 일산 고양·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 배후 수요까지 품을 수 있는 광역 상권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갈현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연신내역 인근의 11억~16억원대 소형 상가 주택에 대한 투자 문의가 많지만,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논밭 위주의 미개발지가 많은 대곡역 주변은 개발 압력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에 이어 GTX까지 통하는 교통 요지로 떠오르며 역세권 개발 등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GTX 호재에만 의존하는 성급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민간 투자 사업의 경우 공사가 지연되는 등 변수가 많고 부동산 경기, 투자 시점 등에 따라 투자 수익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거나 철도 개통이 임박해서는 신설 역세권 집값이 기대만큼 많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며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향후 요금 책정에 따라 유입 인구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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