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연남동보다 더 바글바글…주7일 돈 흐르는 이곳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8.05.07 06:31

“사당역 주변은 흔치 않은 ‘주7일 상권’이 형성된 지역 중 하나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평일과 주말에도 쉴새없이 유동 인구가 넘쳐납니다. 주중에는 학생과 직장인이 길거리를 메웠다가 주말에는 등산객과 나들이객이 몰려나옵니다.”

20여년간 상권 분석 전문가로 활동 중인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최근 펴낸 ‘부자들의 상가 투자’를 통해 “사당역 상권은 1주일 내내 돈이 흐르는 상권”이라고 분석했다. 권 이사는 지난 2년 동안 서울에서 이름난 핵심 상권 40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현지 상인들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직접 확인한 상권 정보를 분석했다.

사당역 4번 출구 주변 대로변 상가. /한스미디어


그는 사당역 상권은 유행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트렌디한 상권은 아니지만 늘 지갑을 열 준비가 된 상권이라고 평가했다. 사당역 상권은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교차한다. 출퇴근 직장인과 통학생 등으로 아침 이른 시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항상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사당역은 지하철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경기도 과천·안양·수원 등으로 연결되는 광역버스가 몰려드는 환승 거점이기도 하다.

주변에 초·중·고등학교가 많고 서울대·숭실대 대학생들과 경기도 소재 대학생들도 사당역 일대를 만남의 장소로 애용한다. 실제 사당역은 지하철 승하차 이용객이 하루 평균 15만 5000여명으로 서울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많다.

사당역 주변 상권. /한스미디어


이런 특색 때문에 아침 이른 시간부터 밤 늦게까지,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상권이 살아서 움직인다. 권 이사는 “국내 최대 유명 상권인 광화문이나 여의도는 평일에는 유동인구가 바글거려도 직장인들이 쉬는 주말엔 고객이 없어 보통 4~5일 상권인데, 사당역은 1주일 내내 상권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른바 더블역세권인 사당역은 출구가 14개나 된다. 특이한 점은 출구마다 상권을 이용하는 연령층이 뚜렷하게 나뉜다는 것이다.

사당역은 출구마다 상권 이용 연령층이 뚜렷하게 나뉜다./ 네이버 지도


우선 사당역 인근 메인 상권 중 하나는 지하철 4~6번 출구 사이다. 20~30대에게 인기있다. 경기도로 가는 버스환승센터가 이 라인에 있다. 상권 규모보다 점포 수가 적어 점포를 구하기 까다롭다. 대부분 점포는 건물주와 장기임차 계약을 맺고 있다.

5번 출구 주변 골목 상권은 노후해 보이지만 상권 자체는 상당히 활발하다. 대다수가 고깃집과 호프집. 낮 장사보다 오후 4시 이후 저녁 장사가 잘 된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만큼 새벽 3~4시까지 영업하는 상가도 많다.

4~6번 출구 주변 대로변에는 버스 이용객을 겨냥한 상가가 몰려 있다. 화장품 가게와 브랜드 의류 매장, 분식점 등이 대부분이다. 권 이사는 “이곳에서 장사한다면 출·퇴근이나 통학 인구를 대상으로 간단한 요기를 제공하는 음식점, 테이크아웃 커피점, 아이스크림 전문점, 집에 가는 길에 살 수 있는 생활필수품 매장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당역 주변 상가의 밤풍경. /한스미디어


사당역 11~12번 출구 옆 주상복합아파트 ‘파스텔시티’ 후면 먹자골목도 메인 상권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상가가 많다. 주요 고객층은 30대와 중장년층. 각종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 카페, 술집, 바(bar)도 많다.

7·8번 출구 주변은 주로 중년 이후 세대가 모여드는 곳이다. 주말에는 관악산 등산객들이 몰려든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고깃집, 순댓국, 찌개 등을 파는 식당이 많다. 주변에 다세대·다가구·빌라촌이 있어 지역 주민 대상 상권도 형성돼 있다. 권 이사는 “7·8번 출구 주변은 유동 인구와 가게 수가 적어 손님을 끌어오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당역 2·3번 출구 쪽은 아파트 입구 주변이어서 상권이 크게 형성돼 있지 않다.

사당역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파스텔시티 입구. /한스미디어


사당역 상권의 상가 권리금과 월세는 어느정도 될까. 권 이사는 “사당동은 주 7일 상권이고, 유동인구도 많아 요즘 핫한 홍대 앞이나 연남동보다 임대료가 오히려 더 높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사당역 4~6번 출구 주변 A급 점포는 3.3㎡(1평)당 권리금이 2000만~2500만원, 연간 월세는 840만~960만원 수준이다. 사당역 11~12번 출구 주변은 3.3㎡당 권리금이 800만~1200만원, 연간 월세는 250만~400만원 수준이다.

사당역 주변 상가 임대료와 권리금, 유동인구. /한스디미어


사당역 일대는 상권 자체가 가진 힘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요즘엔 경기 침체 영향도 받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사당역 파스텔시티 주변 음식업 월평균 매출액은 8098만원, 학원·교육업은 6295만원, 관광·여가·오락업은 3858만원 수준이다. 배웅범 사당역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려운데다 인건비마저 올라 소상공인들은 장사하기가 예전같지 않다”면서 “흔히 불금이라고 불리는 금요일 밤에도 수요일 수준으로 매출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용산, 15년 발목 잡은 초고층 저주 이번엔 벗을까…용적률 1700% 선포
K-아트, 블록체인 타고 일본 시부야 상륙…도쿄서 전시회 개최
신도시 선도지구 최종 승자는? 분당 이재명아파트 vs 산본 국토부장관 아파트
"요즘 크리스마스트리는 비주얼부터 다르네" 시선 강탈 조명 팁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원 아이파크' 청약에 총 2.2만명 접수, 평균 경쟁률 15대 1

오늘의 땅집GO

용산, 15년 발목 잡은 초고층 저주 벗을까…용적률 1700% 선포
신도시 선도지구 최종 승자는? 국토부 장관·이재명 아파트 포함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