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올해 전국 평균 5% 올랐지만 서울·세종 빼면 대부분 하락세
작년 급등 제주·부산도 크게 꺾여
서울 공동주택 공시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뺀 지역은 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특히 조선업 침체로 신음하는 경남과 울산, 지진 피해를 본 경북 포항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전국 18개 시·도 중 공시 가격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경남으로 작년보다 5.3% 하락했다. 경남에 이어 경북(-4.94%), 울산(-3.1%), 충남(-3%), 충북(-2.9%)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국토교통부는 "경남은 창원을 중심으로 조선업 경기 침체와 그간 공급된 물량이 많았던 것이 이유"라며 "경북은 포항 지진 피해 여파까지 더해져 공시지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초자치단체별로 보면 경남 창원 성산구가 최대 낙폭(-15.7%)을 기록했다. 경남 창원 의창구(-9.8%)도 10% 가까이 내렸고 경북 포항 북구(-8.5%), 울산 북구(-8.5%), 전남 영암(-8.4%) 순이었다. 이 지역들에선 실거래가도 대폭 하락하고 있다. 작년 4월 2억2200만원에 거래됐던 경남 창원 성산구 월드메르디앙웨스턴애비뉴 전용 59㎡는 올해 4월에는 1억7000만원에 팔렸다. 경북 포항 북구 이동대우 아파트 전용 84㎡도 작년 3월보다 33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전남(4.8%), 강원(4.7%), 대구(4.4%) 등 10개 시도는 공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공시 가격이 20% 급등했던 제주와 10.5% 올랐던 부산은 각각 4.4%, 4.6%로 상승 폭이 줄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규제 등 서울 강남권 집값을 잡으려고 정부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사이 비수도권 지역에선 부동산 경기 위축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집값 하락이 소비 심리 위축 등 실물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