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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가 부동산 기획·금융·운영까지

뉴스 송원형 기자
입력 2018.04.29 22:26

규제 등 건설업 악재 겹치자 '디벨로퍼'로 변신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디벨로퍼(developer·부동산 개발 회사)'로 변신 중이다. 건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단순히 '공사만 해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제안하고 설계와 금융·자재 조달, 시공, 운영까지 맡는 사업 모델로 바꾸는 것이다.

최근 디벨로퍼로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회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내달 2일 지주회사인 HDC, 디벨로퍼인 사업회사 HDC현대산업개발로 회사 분할을 앞두고 올 초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개발운영사업본부를 신설, 본부장으로 도시 기획 전문가인 박희윤 전 모리빌딩 서울지사장을 영입했다. 모리빌딩은 일본 도쿄(東京) 롯폰기힐스 등을 개발한 디벨로퍼다.

국내 시공 능력 2위인 현대건설도 지난 19일 부동산 컨설팅 업체 한국자산관리연구원과 복합 개발 사업 발굴·추진, 시행 사업 홍보·마케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개발 사업 확대를 선언했다.

대림산업도 올해 디벨로퍼 영역의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직접 건설하고 운영까지 맡는 자체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를 2014년 론칭했다. 작년에는 세계 최장(最長)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 프로젝트를 SK건설과 공동 수주하면서, 해당 교량의 16년 2개월 운영권도 함께 가져왔다.

SK건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디벨로퍼로서 활약 중이다. 지난 2월 한국도로공사 등과 함께 카자흐스탄 경제 수도인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알마티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SK건설이 기획한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8000억원에 달한다. 50개월간 공사하고, 15년 10개월간 운영할 예정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건설사 입장에서 양질의 프로젝트를 기획, 제안해 사업화가 결정되면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수주할 수 있어 수익성도 좋다"며 "특히 최근 주택 시장 규제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 건설 업계 악재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프로젝트를 직접 찾아내고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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