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량 늘어 전세금 안정세… 자금 몰리면서 매매가격만 급등
전문가들 "갭투자 위축될 것"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평균 전세금 차이가 최근 1년 사이 4000만원 늘어난 2억3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액(差額·gap)만 투자해 집을 사들이는 '갭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를 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는 2억3199만원이었다. 작년 조사 결과(1억9250만원)보다 20.5% 늘어난 수치로 2011년(2억5243만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부동산114는 "전세금이 저렴한 재건축 아파트까지 통계에 포함하면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확대된 것은 작년 하반기와 올해 초 자금이 몰리면서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했지만, 전세금은 수도권 입주 아파트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3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8.68% 올랐지만, 전세금은 같은 기간 2.38% 상승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 2015년 '매매 약세, 전세 강세' 현상이 심해지면서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1억2715만원으로 줄었다. 이에 소액의 자본만 들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 투자가 유행했다. 고정 수입이 적은 청년층까지 갭 투자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갭 투자 수요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갭 투자는 세입자의 돈을 걸고 벌이는 무책임한 도박"이라며 "전세금 미(未)상환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세제 개편, 대출 규제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당분간 전세를 낀 아파트 구입은 신중히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