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쉬지 않고 오르던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2월 셋째 주부터 하락, 지난주까지 7주에 걸쳐 0.46% 내렸다. 월간 기준으로는 3월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2012년 8월 이후 5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강남권 하락 폭이 크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 전세 시세는 1.45% 떨어져, 하락 폭이 서울 평균의 3배에 달했다. 서초구가 -1.85%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강남 4구 이외 서울 지역에는 1% 이상 내린 곳은 없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권 전세 하락은 작년 겨울방학 시작을 앞두고 강남권 전세가 많이 오른 데다, 올해 들어 전·월세 거주자들이 대거 주택 구매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며 "서울 전체적으로는 경기도 입주 물량의 영향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전세 시세 하락이 오래갈 것 같지 않다"며 "집값 안정을 위해 일단 묶어놓은 재건축 이주 수요가 줄줄이 전세 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강남권에 멸실 예정 주택이 많아 전세 시장 안정이 단기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권 전세 시세 하락은 송파구 헬리오시티, 위례신도시, 미사지구 등 강남권과 그 인근 지역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라며 "2~3년간 전세 시세가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