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건축비 너무 싼데 괜찮을까…보증서 꼭 받아야"

뉴스 오유신 기자
입력 2018.04.06 06:55 수정 2018.04.06 09:28

집짓기는 평생의 꿈이다. 하지만 ‘집짓다가 10년 늙는다’는 말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땅집고는 예비 건축주들의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 개설한 ‘제1기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의 주요 강의 내용을 엮은 건축 지침서 ‘실패하지 않는 내집짓기’(감씨)를 최근 출간했다. 건축계 드림팀으로 불리는 5인의 멘토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건축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패하지 않는 내집짓기] 공사의 A to Z, 과정과 비용은?

‘집짓다 10년 늙는다’, ‘하자와 누수’, ‘이유없는 추가 공사’, ‘돈 다주면 하자 안 봐준다더라….’

주변에서 건축하면 흔히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건축주 대부분 건축 허가부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이러한 선입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3년 연속 건축명장상을 수상한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는 “개인이 운영하는 시공사도 많다보니 여전히 각종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그 불행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기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그럼 건축주로서 어떤 부분을 유의해서 체크해야 할까. 사실 집짓기는 돈으로 치면 인생에서 가장 큰 돈을 쓰는 일이다. 그만큼 합리적으로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건축이 복잡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며, 후회 없는 건축 공사를 위해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건축 공사가 이뤄지는 순서에 대해 숙지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1단계인 설계 및 건축 허가부터 시작해 ▲시공사 선정 ▲착공 신고 ▲공사 진행 ▲사용승인 신청 ▲최종 사용승인 ▲건축물대장 발급 ▲등기의 과정을 거친다. 이후에는 취등록 등 세금과 관련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공사비용 비율. 골조, 외장, 창호, 내장 공사가 전체 비용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제이아키브 제공


무엇보다 집짓기에서 가장 큰 고민은 결국 비용 문제다. 일반적으로 공사는 골조, 외장, 창호, 내장 공사로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체 공사 비용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창호와 내장 공사의 경우에는 건축주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김 대표는 “공사 비용이 어떤 비율로 나뉘는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야 하는데도 막상 효율적인 지출과 관리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건축주는 공정별로도 건축 공사에 대한 진행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차후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그 대처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건축주가 전문가 수준의 이해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집짓기 과정 내내 건축주, 건축가, 시공사 간에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한 이유다.

기초 다지기 공정. 기초 다지기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지반의 침하로 벽체 균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제이아키브


일례로 골조 공사에 앞서 흙막이를 한다. 이는 집을 지을 때 기초를 만들기 위해 흙을 치워내고 무너지지 않도록 벽을 세우는 것이다. 흙막이는 집짓기 초기 공사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땅 속에 암석이 있을 지 모르기 때문에 지질조사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공사 중에 암석이라도 나오면 비용, 기간, 시공법 등이 복잡해진다”면서 “흙막이가 임시 시설이라 해도 건축주는 대지 조건에 맞는 합리적인 시공법을 미리 의논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조 공사 현장. 안전을 위해 기준에 맞는 수량의 철근을 사용해야 한다. /ⓒ제이아키브


철근콘크리트 공사에서도 중요한 것은 철근을 올바르게 시공하는 것이다. 주택 하나를 짓는데 총 30t 이상의 철근이 들어가는데, 금액으로는 2000만원이 넘는다. 비용 뿐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기준에 맞는 개수의 철근이 정확하게 설치돼 있는 지 검사해야 한다. 콘크리트 강도 테스터 역시 설계사무소에서 준 도면만 잘 챙겨도 혹시 모를 부실시공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골조를 완성하면 이제 창호, 외장, 지붕, 바닥 공사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는 건축주와 건축가, 시공사 간 협의해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단열의 경우, 단열재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시공 방식에 더 신경써야 한다. 김 대표는 “주택에서는 내외단열을 함께 하는 걸 권한다. 요즘 같이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에서는 단열 문제가 조금만 생겨도 바로 결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장 공사 현장. 최근에는 주택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내외부 단열을 함께 시공하기도 한다. /ⓒ제이아키브


김 대표는 시공사와의 계약에서 시공비가 싸다고 좋은 건 없다고 했다. 건축주들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견적서 총액만을 보고 판단하는 실수를 자주 하게된다는 것이다.

만약 석재 공사비가 A업체는 1500만원이고, B업체는 3000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싸다고 A업체로 갈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비슷한 용어와 공정이 기재돼 있어서 무심코 넘어가지 말고, 금액 차이가 어디서 나는 지 하나하나 따져 보고 선택해야 한다.

시공사 선정이 끝나면 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서는 향후 발생할 지 모르는 분쟁을 잘 해결하는 기초가 된다. 하지만 계약서 만큼 중요한 게 건설공제조합 등에서 발행하는 계약 보증서다. 이를 근거로 공사가 잘못되거나, 시공사
가 부도났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집짓기 전에 전체적으로 각각의 공사와 비용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지 등을 공부하고 충분히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예비 건축주에게는 생소하더라도 건축가와 시공사와 끊임 없이 대화하고 의논하면서 견적서, 계약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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