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금맥(金脈)은 땅이다. 땅은 수주대토(守株待兎·나무 밑에서 토끼를 기다림)다. 땅을 사기 위한 노력, 팔지 않으려는 인내, 매도 타이밍을 맞추는 등 기다림의 미학이다.”
20여년간 부동산 전문기자로 일하며 한국 부동산 시장과 정책 흐름을 지켜본 김순환씨. 그는 최근 출간한 ‘인구와 부동산의 미래’를 통해 “부(富)의 추월 차선으로 가는 부동산 금맥은 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돈이 될만한 좋은 땅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정치공약, 신도시, 의직주(醫職住), 자투리땅 등 4가지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금맥은 정치공약(公約) 속에 흐른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정치 공약 속에 금맥이 있다고 한다. 선거 전후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공약’을 단순히 흘려 듣지 말고 꼼꼼히 분석하면 돈줄이 흐르는 맥이 보인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숨은 그림(재테크)을 찾을 수 있다.
김씨는 “투자자 입장에서 공약의 이행은 별개의 문제이고, 투자를 위해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면서 “공약이 지역 주민들 입에 오르내리면 이행 가능 여부를 떠나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주변 지역, 제2경부고속도로 나들목 부근, 세종시, 경기 하남과 광주시, 평택항 배후, 혁신도시 등이 정치 공약에서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진 사례들이다. 그는 “부동산 투자자라면 공약 속에 숨은 재테크 기회를 찾아내 실천에 옮겨야 한다”며 “선거에 따른 착공식과 개발 공약의 가시화 등이 아파트와 땅값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했다.
■신도시, 첫 투자에 금맥 있다
신도시 투자는 역시 선공(先攻)이다. 먼적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최대한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과 인접한 곳에 정부가 개발하는 신도시라면 무조건 첫 투자해도 된다는 뜻이다. 그동안 수많은 신도시 개발이 증명한 사안이다.
김씨는 “당장 미니신도시 개발 가능성을 꼽는다면 경기 광명·시흥시 경계 지역”이라며 “다만 이 지역은 땅값이 너무 올라 아파트 분양가격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수도권 대형 신도시라면 인천 검단신도시 일대를 눈여겨보라고 했다. 그는 “검단신도시는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아직 택지조차 분양하지 못했지만 3~4년 안에 본격적인 개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의직주(醫職住) 부동산이 금맥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시대가 되면서 병원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 가까이에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부동산 주요 상승지역 트렌드가 ‘직주(職住)근접’이었다면 이제는 병원과 직장, 주거를 묶은 의직주(醫職住) 복합단지 모델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도심 한복판에 병원이 있었다. 강북삼성병원, 서울대병원, 백병원 등이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 시대에는 노인들이 주거비가 높은 도심에 살 이유가 없다. 고령 인구가 외곽이나 농촌형 도시로 자발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농촌형 도시 혹은 도시형 농촌의 의직주 미니도시가 대안이 된다.
김씨는 “의직주 부동산은 보육시설만 갖추면 3대가 거주할 수도 있다. 값싸고 질 좋은 주거, 교육, 의료, 일자리가 가능한 의직주 부동산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자투리땅이 황금광된다
언젠가부터 서울과 주변 도시에서 자투리땅 찾기가 유행이다. 작은 땅을 사서 집을 지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서울과 주변 도시 자투리땅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김씨는 “토지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시골 자투리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흔히 도로나 철도, 공장 등 개발 사업을 한 후에 남아있는 땅으로 주로 수용됐다가 나온 잔여지다. 이런 잔여지는 잘만 매수하면 황금 단지로 변할 수 있다.
잔여지 매입 방법은 다양하다. 국유재산으로 매입된 잔여지는 잡종재산으로 된 경우에만 매입할 수 있고 임대(대부)도 가능하다. 잔여지를 매입한 후에는 관할기관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건축허가를 안 내주거나 제한할 경우 가건물을 지어서 이용할 수도 있다. 또 도로와 연결돼 있으면 광고판 구조물을 유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시골 자투리 땅을 살 때는 주의할 점도 있다. 경매·공매·농가주택 직거래 등으로 하자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샀어도 길이 없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이 경우 도로를 낼 땅을 비싼 값에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