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관리처분 신청한 2곳 "전세금 상승 등 시장 불안 우려"
정부가 최근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시장에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강남권 집값 안정 명목으로 재건축 단지 이주 시기 조정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울시는 2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아파트'(1350가구)와 '진주아파트'(1507가구)의 이주 시기를 3~6개월 늦췄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을 피하려고 작년 말 서둘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곳이다.
진주아파트 이주 시기는 애초 재건축조합이 원했던 올해 4월보다 6개월 늦춘 10월 이후로, 미성·크로바아파트는 3개월 늦춘 7월 이후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총 2857가구인 두 단지가 동시에 이주하면 전세금 상승 등 주변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결정으로 두 단지의 재건축 사업 일정은 상당 기간 늦춰질 전망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구청의 고유 권한이지만, 서울시는 이주 시기 심의를 통해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강남 집값 잡기에 나선 상황에서 서울시도 재건축 단지 압박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