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교토의 세 지붕 주택(Three Roofs In Kyoto)

[건축 개요]
건축가: 아텐버크건축사사무소(ARTENVARCH)
위치: 일본 교토
용도: 주거
대지면적: 292.38m²
연면적: 98.73m²
조경면적:109.04m²
구조: 나무
사진: 유타카 스즈키(Yutaka Suzuki), 아텐버크건축사사무소

일본 교토 야마시나(Yamashina)에 지은 젊은 부부를 위한 주택이다. 세 지붕 아래 한 집이 있는 독특한 형태다. 이 지역은 도시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지붕 모양에 대한 규제가 있다. 그래서 이 집은 3개의 박공 지붕을 갖게 됐다. 남쪽을 바라보는 경사지에 위치한 이 집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점점 지붕이 열리듯 세 지붕이 점점 높게 설치돼 있다. 남쪽에 가까울수록 지붕은 높고 그 아래 공간은 모두 발코니나 필로티 공간이다.

이 공간이 특별한 이유는 1층과 2층 발코니 밖에 설치된 블라인드 커튼 때문이다. 커튼으로 가려진 공간은 더욱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고 외부이자 내부 공간이 된다. 주변 건물들이 낮은 담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동서 방향의 창은 최소화했다. 남쪽으로 열린 넓은 창을 통해 야마시나 지역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건축가가 말하는 이집은…]

이 집은 친구들을 초대해 바비큐를 즐기거나 교토시내를 바라보며 그들만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대지는 계단식으로 동네 남쪽을 바라보는 경사면에 있다. 야마시나 지역과 분지를 둘러싼 산 전망이 보인다. 거실과 부엌을 2층에 배치하고 2.7m 깊이 테라스를 통해 주변 풍경을 잘 볼 수 있도록 했다. 2층 발코니와 거실, 부엌 공간은 외부와 내부를 통합한 하나의 방과 같은 공간을 연출한다.

이 주택의 경사 지붕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점차 올라가는 계단식 형태를 가지고 있다. 야마시나 지역의 지붕 스타일 규제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사 지붕을 계단식으로 재미있게 계획한 것이다. 지붕은 전통적인 스타일을 따랐다. 경치를 즐길 수도 있으며, 천장의 채광창으로 들어오는 자연 빛을 활용해 내부 공간을 밝힐 수도 있다. 자연 바람으로 환기도 가능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

2층 남쪽 창은 발코니를 향해 열려 있다. 겨울 동안 빛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 채광창은 계단식 지붕 사이에 있어 북쪽에서도 빛이 들어온다. 발코니는 구조체로서, 그리고 환경적 요소로도 기능하고 있다. 발코니가 있어 굳이 집에 내진(耐震) 하중을 견디는 벽을 남쪽에 세우지 않아도 되며, 빛과 바람을 조절해 환경적 시스템도 만든다. 발코니는 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며, 마당과 길 그리고 이웃집과의 간격을 조정하는 역할도 한다.

이 집은 고단열과 밀폐, 고성능 창호, 열교환 환기시스템 등을 활용해 냉난방 시스템을 따로 사용하지 않아도 쾌적한 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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