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 잡기에 올인하는 동안 경기 과천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이 아닌 일반 소형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3.3㎡(1평)당 3000만원을 넘었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전매 금지, 중도금 대출 제한 등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모델하우스에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 26일 2.53%로 1주일 전(0.5%)보다 급등했다. 서울·수도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지역이 정부의 각종 규제 폭격에 상승세가 꺾인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송파구(1.47%→0.46%)와 서초구(0.81%→0.41%)는 각각 1주일 전보다 상승률이 반토막났다.
과천의 경우 과천 주공7-1단지를 재건축해 이달 말 분양하는 ‘과천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의 분양가가 3.3㎡당 평균 2955만원으로 지역 내 최고가에 결정되면서 주변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실제 원문동 래미안슈르는 전용면적 59㎡가 이달 초 처음으로 8억원(8층)에 실거래 신고됐다. 전용면적 84㎡도 지난해 11월말만 해도 8억5000만원 전후에서 거래됐지만 올 들어 최고 9억3000만원(11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원문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20평대 소형은 평당 3000만원에도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재건축 아파트도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올해 분양을 앞둔 별양동 과천 주공6단지는 작년말 전용 47㎡가 최고 8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최고가였던 7억5000만원보다 6000만원 이상 뛴 것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에도 예비 청약자들이 발길이 몰리고 있다. 서울 대치동에 문을 연 ‘과천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에는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 이후 사흘간 2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
이 아파트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2955만원으로 과천 지역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최고가다. 전용면적 85㎡ 분양가가 약 10억원에 달해 중대형은 중도금 대출 알선이 불가능한데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견본주택을 찾은 과천시의 한 주부는 “100% 과천 지역 우선 분양이어서 당첨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분양가격이 당초 예상했던 평당 3000만원을 넘지 않아서 가격 경쟁력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올 3월 입주할 과천 래미안센트럴스위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분양권 시세가 11억원대로 3.3㎡당 3300만원을 넘는다. 2007년 입주한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역시 3.3㎡당 매매가격이 3000만원을 웃돈다.
래미안센트럴스위트 분양 관계자는 “100% 지역 우선 분양인데다 전매 금지, 중도금 대출 제한 등 규제가 많아서 청약률이 얼마나 나올 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방문객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건 맞다”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과천은 분당보다 강남이 가깝고, 자연환경도 좋다”면서 “분양가격이 체감적으로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서울 강남과 비교한다면 분양 자체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