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계속되며 관망세를 보이고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으로 일부 단지들이 속도를 낸 덕에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더 오른 반면, 올해는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됐다.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은 19일 ‘2017년도 부동산 시장 동향 및 2018년 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주택 가격이 전국적으로 0.3%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주택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 2015년 이후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지난해 대비 0.8% 오르겠지만 지방은 0.7%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채미옥 연구원장은 “올해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고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정부 금융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매매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신규 입주 물량 부담으로 주택시장 매수심리는 위축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 원장은 “재건축 사업과 개발 호재에 따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당분간 상승할 수 있지만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유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고 경기지역 입주 물량과 전세 물량 증가로 서울 지역 매매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여력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특히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서 서울 지역 매매가격 상승폭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이 과거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전후 아파트 가격을 비교·분석한 결과, 환수제 시행 전에는 매매가격이 상승하다가 환수제가 시행됐던 2006년 9월 25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는 가격 상승폭이 크게 둔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울 아파트는 2006년 연간 23.4% 올랐으나 2007년과 2008년 각각 7%로 상승폭이 줄어들었고 2009년에는 2.5%로 감소한 뒤 2010~2013년 동안 1.3~6.7% 하락했다.
특히 강남3구는 초과이익환수가 계속된 2012년 말까지 재건축 추진이 중단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연구원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 주원인에 대해 “재건축 사업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미래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것”이라며 “예전처럼 환수제 시행 이후 가격이 둔화하는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시장이 위축되면서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94만7000건)보다 13.4% 줄어든 82만건으로 예상했다.
전세시장은 전국적으로 0.1%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각종 규제와 불확실성 확대, 경기ㆍ인천ㆍ지방 등 입주물량 증가가 원인으로 꼽혔다.
한편 지난해 거래된 주택 가운데 외지인 매입 비중은 22.7%였다. 지난해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서울지역 외지인 거래비중은 19.3%였고, 그 중 강남권역은 20.4%, 강남 3구는 21.5%를 외지인이 구입했다. 강북권역은 18.2%로 강남보다 낮았다.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주택가격에 대한 분석 결과도 내놨다.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3~4개월 간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국 주택가격은 금리 인상 한달 후 0.026%포인트 하락하고 3~4개월 이후 차츰 회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 원장은 정부가 재건축 가능 연한 강화를 시사한 가운데, 이에 따라 재건축 추진 단지의 가격이 조정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초과이익환수제 시행까지 맞물리는 경우 공급 억제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규제·완화의 반복으로 내성이 강해져 있다는 것이며 최근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그런 내성의 영향이 크다고 보여진다”며 “서울, 강남 위주로 부동산 정책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전체적인 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정책을 펴고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남 집값을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재건축 층수를 50층, 70층으로 풀어주면 오히려 강남의 주거환경이 악화될 뿐”이라며 “제 2, 제3의 강남을 만들기 위해 교육정책을 바로 잡아주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