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입주·분양 모두 역대급…올해 '쌍폭탄' 터진다

뉴스 이상빈 기자
입력 2018.01.18 06:45
서울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아파트 현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외벽 도장 등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아파트 시장에 이른바 ‘쌍폭탄’이 터질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쌍폭탄이란 입주 폭탄과 분양 폭탄을 말한다.

이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의 고삐를 계속 조이면서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입주와 분양 물량이 역대 최대치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늘어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각종 규제 등으로 미뤄졌던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마저 10여년만에 가장 많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을 제외한 경기도와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쌍폭탄이 터진다면 향후 2~3년간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올 41만여가구 분양…금융위기 이후 최다

부동산리서치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될 아파트는 전국 409개 사업장, 41만7786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43만2478가구) 이후 11년만에 최다치다. 2013~2017년까지 5년 평균(30만7774가구)보다 36%쯤 많은 것이다.

2013~2018년 연도별 민영아파트 공급 계획 대비 실적. /부동산114


올해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이유는 지난해 계획했던 사업장 중 상당수가 이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5월과 10월 등 두차례 황금 연휴에 조기 대선, 부동산 규제가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수차례 공급 일정을 미뤘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은 향후 분양 시장이 더 침체되기 이전에 하루라도 빨리 예정된 분양 물량을 소화하는 게 낫다고 본다.

부동산 개발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휴와 조기 대선 여파로 하반기로 미뤄지는 물량이 많았는데, 하반기에는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분양 시기가 계속 뒤로 밀렸다”며 “시장이 꺼지기 전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부터 분양 물량을 계속 내놓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아파트 정비사업 물량이 많은 것도 공급 증가 요인이다. 정부가 재건축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를 들이대자 수익률 저하를 우려하는 단지들이 사업을 빨리 진행시킨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은 17만7329가구로 지난해(6만7511가구)보다 약 162% 증가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분양된다”며 “서울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라고 했다.

전국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연간 분양물량 추이. /부동산114


■입주 물량 많은 경기·충남 등 분양도 늘어

문제는 입주 물량이 과도해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도 분양물량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지역들의 경우 ‘입주 폭탄’과 ‘분양 폭탄’이 동시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별 주택 입주물량 장기평균 대비 초과 물량.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17~2018년 입주 물량 부담이 큰 지역으로 경기와 경남, 경북, 충남, 충북 등 5곳을 꼽았다. 이 지역들은 지난 15년간 평균 입주 물량보다 지난해와 올해 입주 물량이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입주 초과 물량이 작년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지역들은 현재 미분양 주택도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분양 주택이 많은 5곳은 충남(1만1309가구), 경남(1만1257가구), 경북(8065가구), 경기(7912가구), 충북(4652가구) 순이었다.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과 대부분 일치한다.

문제는 이 지역들은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 미분양도 덩달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올 분양 물량이 13만9257가구로 지난해(7만1891가구)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다. 충남 역시 2만2068가구로 지난해(9289가구)보다 137%쯤 증가한다. 경북은 1만2662가구로 작년보다 5680가구 많다.

올해 시도별 분양예정 아파트 물량. /부동산114


이 지역 외에도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전남, 전북, 충북, 제주 등 4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지난해보다 분양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 물량과 분양 물량의 동반 증가로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하는 이른바 ‘역(逆)전세난’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0.02% 떨어져 11월(-0.02%)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했다. 전국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온 것은 2009년 2월 이후 8년 9개월 만이다.

서울은 0.17% 올랐지만, 경기도(-0.09%)와 5대 광역시(-0.03%), 기타 지방(-0.07%)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고삐를 계속 조이고 있어 서울을 제외한 경기도 외곽과 지방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하향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며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결국 역 전세난과 대량 미입주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화제의 뉴스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된 롯데타워...연말 인증샷 대전 시작됐다
'매매가 100억, 월세 1000만원' 개포동 71평 펜트하우스의 속살
"인덕원동탄선만 뚫리면 날개단다"…평촌 밑에서 꿈틀 꿈틀 미니 신도시
"직원은 첫째 고객이자 소중한 자산…단, 나갈 직원은 붙잡지 마라"
"2000억원 토지 누락하고 방치"...압구정 3구역 조합장 해임추진 총회 연다

오늘의 땅집GO

"인동선만 뚫리면 날개단다" 평촌 밑 꿈틀꿈틀 미니 신도시
'매매가 100억, 월세 1000만원' 개포동 71평 펜트하우스의 속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