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7년 전과 비교 조사
국제결제은행(BIS) 조사 결과 한국의 실질 주택 가격 상승률이 조사 대상 53개국 중 34위로 나타났다.
7일 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주택(주거용 부동산) 가격 지수는 작년 2분기 기준 103.9로, 기준 연도인 2010년보다 3.9% 상승했다. 명목 주택 가격 지수는 117.2로, 2010년에 비해 17.2%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분을 고려한 실질 지수 상승 폭은 3.9%에 불과했다.
지난 7년간 실질 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국가는 인도로 75.5%였다. 이어 홍콩(73.2%), 페루(62.9%), 필리핀(54.9%), 말레이시아(53.1%)가 뒤를 이었다. 하락 폭이 가장 큰 국가는 러시아(-47.2%)였다.
전년 동기(2016년 2분기)와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 실질 주택 가격 지수는 0.7% 하락해 안정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이슬란드(21.1%), 홍콩(18.9%), 캐나다(16.2%)가 큰 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BIS는 "홍콩,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국에서는 주택 가격이 매우 큰 폭으로 올랐지만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한국 정부가 주택 가격 안정책을 계속 내놓을 정도로 집값이 급등했다고 보는 것과는 정반대 내용이다. 정부의 시각과 조사 결과가 어긋나는 이유는 BIS는 전국 주거용 부동산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다가구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한국의 경우 주택 유형 등에 따라 등락 폭이 다르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를 보면 2010년 대비 작년(6월 기준) 전국 주택 가격은 15.1% 올랐는데, 연립·단독주택은 각각 7%, 9.9%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약 2배 가까운 1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짤 때는 수요가 높은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 등 인기 지역 아파트 가격 등을 떼어내 연구하고, 정책도 그에 맞춰 내놓는 것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