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서 추진 중인 105층짜리 빌딩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작업에 국방부가 전투 비행 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며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제6회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 회의에서 국방부가 GBC 건립 계획에 대해 “본격 추진하기 전 비행안전영향평가와 전파영향평가 등을 거칠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 이로 인해 심의가 보류됐다.
국방부는 “수도 서울 국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만큼 105층 건축물이 들어섰을 때 전투비행과 레이더 이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는 국토부 장관 소속 심의기관으로 수도권의 토지이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기구다.
위원회는 심의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이밖에도 ▲GBC 건설에 따른 인구 유발효과를 재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수도권 내 15개 계열사 건축물 관리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울시와 현대차 측은 이 중에서 특히 비행 안전과 관련한 사항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수도방위사령부·공군과 협의해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GBC가 비행 안전 영향평가를 통과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GBC가 들어서는 위치가 군 작전상 비행안전영향과 레이더전파영향을 평가하도록 하는 '비행 안전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비행 안전구역 내 위치해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던 잠실 제2롯데월드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군의 비행안전영향평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어서 올해 상반기 착공하겠다는 계획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2월 내로 보완해서 다시 심의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