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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깨는 터줏대감 단지들…아시아선수촌·압구정지구·한강맨션 재건축 시동

뉴스 김수현 기자
입력 2018.01.03 06:03

잠실 아시아선수촌과 압구정 아파트지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등 ‘부촌’ 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최근 재건축 주민 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 1356가구 중 705가구(51.9%)가 재건축에 찬성했다. 이 아파트는 1986년 지어져 재건축 연한 30년을 충족했고, 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요건(동의율 10%)과 추진위원회 구성 요건(50%)도 확보했다.

재건축 사업을 준비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김수현 기자

입주자 대표회의는 조만간 송파구청에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할 경우 2주 안에 송파구 자문위원이 현장에 파견돼 정밀안전진단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면서 “재건축 초기 단계에 막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 참여한 선수와 감독 등 참가자들의 숙소로 사용됐다. 전용면적 99~178㎡에 최고 18층 높이 중대형 단지다. 단지 바로 옆에 아시아공원이 있어 주거환경이 좋은 데다 용적률이 150% 안팎이고 가구당 대지지분도 큰 편이라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파트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 재건축도 느리지만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1980년대 한강변을 따라 미성아파트와 신현대, 구현대, 한양아파트 등 총 24개 단지, 1만여가구가 나란히 들어섰다. 한양1차를 제외하면 대체로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조선일보DB

이 가운데 1987년 준공돼 가장 마지막으로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미성2차가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함으로써 전체 아파트지구의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조만간 용역업체를 선정해 2월 안에는 안전등급을 판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역별 추진위원회 설립도 속도를 내고 있다. 6개 구역 중 5개 구역(한양1·2차)은 지난해 8월 추진위가 설립됐고 4구역(현대8차, 한양3·4·6차)은 11월에 승인을 받았다. 전체 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큰 3구역(현대1~7차, 10·13·14차)은 추진위 구성을 위한 용역업체를 선정해 올해 2월쯤 예비임원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압구정 아파트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중이다.

강북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도 최근 서울시로부터 정비계획 변경 승인을 받으면서 사업 추진이 빨라졌다. 1971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입주 당시 “사치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고가의 아파트였지만, 1980년대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지어진 이후 부촌 자리를 내줬다. 동부이촌동에서도 한가운데에 있으며 남쪽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전용 87~178㎡짜리 중대형 단지다.

지상 5층, 660가구짜리 아파트가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493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2003년 추진위가 출범한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14년 만인 지난해 4월 조합이 설립돼 비로소 재건축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조합은 교통·건축심의 등을 거쳐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조선일보 DB

송업용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장은 “올해 7~8월까지 교통·환경영향평가와 건축심의 등 서울시 심의를 끝내고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합설립으로 조합원 지위양도가 막힌 한강맨션을 제외하면 이들 단지의 매매가도 최근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압구정 미성2차 전용 118.63㎡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20억7500만원으로 전달보다 7500만원이 뛰었다. 잠실 아시아선수촌 전용 122.78㎡ 역시 같은 기간 17억9000만원에서 18억4000만원으로 5000만원이 올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대표성이 강한 단지들인 만큼 상징성이 커, 재건축 후에도 시세를 주도할 것”이라면서 “중대형 단지들이라 소유주가 거주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추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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