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제외한 9개사, 올해보다 분양 물량 늘려
"부동산 정책 변화·집값 따라 시기·물량 조절 가능성 커"
국내 10대 건설사가 내년 전국에 17만8700여 가구를 분양한다. 올해 12만9707가구보다 5만 가구 가까이 늘었다.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9개 업체는 모두 내년 분양 물량을 올해보다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단지여서 조합원용을 제외하면 일반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 대형사 분양 올해보다 5만 가구 늘어
GS건설은 가장 많은 3만22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부분 재건축 등 정비 사업이 많아 일반 분양은 전체의 47%(1만4498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2만 가구 이상을 분양한다.
대림산업은 13개 단지에서 2만31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2차,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 3차, e편한세상 구리수택 등 8곳이 일반 분양 단지다. 포스코건설이 2만2842가구, 대우건설이 2만4785가구를 분양할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건설은 재건축 위주로 2만7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3293가구를 분양하는 데 그쳤던 삼성물산은 내년 8개 단지, 1만144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모두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일반 분양은 5822가구다. 현대건설은 내년 1만646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올해 12월 분양 예정이던 경기도 하남 감일 포웰시티와 세종시 6-4 생활권에 짓는 아파트 분양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지역 쏠림 현상 강해질 듯
중소형 건설사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내년 분양할 아파트는 40만 가구가 넘는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409개 사업장에서 총 41만7786가구의 민간 아파트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지역별로는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 56%(23만5430가구)가 집중되는데 경기도가 13만9257가구로 가장 많다. 경기도 분양 예정 아파트는 올해 분양 실적(7만1891가구)의 2배 수준이다. 분양이 집중된 시기는 3월로 총 5만9017가구가 예정돼 있다. 9월이 3만6608가구로 둘째로 많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실제 분양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나 집값 등 주택 경기에 따라 시기와 물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건설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재건축·재개발 등 사업 수주가 늘면서 분양 계획이 잡혀 있는 상태이지만, 내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은 입주 물량이 증가해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고, 청약·대출 등 부동산 관련 규제도 강화된 상황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내년 한두 차례 더 오를 수 있다는 것도 악재(惡材)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