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당산동 15년 대장주 위협하는 꼬마 아파트

뉴스 고성민 기자
입력 2017.12.27 06:45

[아파트 맞수] 당산동 대장주는? ‘래미안4차’ vs. ‘롯데캐슬프레스티지’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역 일대에서 15년 동안 일대를 호령하던 전통의 대장주 ‘당산삼성래미안4차(이하 래미안)’에 새 아파트 프리미엄을 무기로 중무장한 ‘당산역롯데캐슬프레스티지(이하 롯데캐슬)’가 라이벌로 등장했다. 최고가 기준으로 롯데캐슬이 래미안 집값을 근소하게 역전한 것이다.

두 아파트는 장단점이 뚜렷하다. 래미안은 지하철 2·9호선 초역세권으로 일대에서 입지가 가장 좋고, 1400여가구로 가장 규모가 크다. 입주 15년 지나 건물이 노후한 점은 아킬레스건. 롯데캐슬은 당산역까지 걸어서 10분 거리로 래미안보다 멀고, 200여가구의 작은 단지다. 그러나 올해 입주한 새 아파트다.

당산삼성래미안4차(왼쪽)와 당산역롯데캐슬프레스티지. /고성민 기자


땅집고는 지난 20일 당산동을 찾아 래미안과 롯데캐슬을 직접 비교 분석해 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롯데캐슬의 새 아파트 프리미엄으로 두 단지의 현재 가치가 비슷하지만, 결국 부동산은 입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래미안의 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통·대단지 ‘래미안’ vs. 새 아파트 ‘롯데캐슬’

당산삼성래미안4차와 당산역롯데캐슬프레스티지 아파트 개요.


우선 교통은 래미안의 승리다. 래미안은 당산역 9·10번 출구와 맞닿아 있다.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운 단지에서 출발하면 역까지 걸어서 1분이면 도착하고, 가장 먼 단지에서 출발해도 걸어서 5분이면 닿는다. 롯데캐슬은 당산역까지 걸어서 10분 거리로 지하철 접근성이 래미안보다 떨어진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까지는 롯데캐슬이 도보 10분, 래미안이 20분으로 롯데캐슬이 더 가깝다. 2·5·9호선을 10분 거리로 닿는 롯데캐슬과 2·9호선 초역세권인 래미안의 대결인데, 대체로 래미안의 우세라는 평가가 많다.

버스 노선은 여의도, 용산, 서울역, 영등포 타임스퀘어, 합정, 홍대입구, 목동, 김포공항 등을 지나는 다양한 노선이 래미안 바로 앞을 지난다. 롯데캐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당산푸르지오 정류장도 지난다. 노선 차이는 크지 않고, 정류장까지 거리는 래미안이 좀 더 가깝다. 자가용을 이용한 교통 접근성은 별 차이가 없어 교통은 래미안이 낫다는 평가다.

단지 규모에서도 래미안이 롯데캐슬보다 우위다. 래미안은 1391가구, 롯데캐슬은 198가구다. 대단지는 작은 아파트보다 상가가 커 편의시설이 풍부하다. 단지가 크면 관리비 절감 효과도 있고, 거래도 활발해 환금성이 높다.

당산래미안(위)과 당산롯데캐슬 위치. /네이버 지도


롯데캐슬은 ‘새 아파트’라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당산역 일대에선 래미안 입주 이후 약 15년간 새 아파트가 없어서 희소성이 크다. 당산동4가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래미안은 (입주) 15년이 지나 매수인 대부분이 집수리를 해야 한다”며 “두 아파트를 비교하다가 ‘그래도 새 아파트가 낫겠다’는 수요자들이 롯데캐슬로 온다”고 말했다. 롯데캐슬은 새 아파트라서 인테리어나 마감이 좀 더 세련됐다. 래미안은 깔끔하게 인테리어 공사를 하려면 84㎡(이하 전용면적) 기준 3000만~4000만원 정도 들어간다.

당산래미안과 당산롯데캐슬 내부 평면도. /네이버 부동산



아파트 내부 구조는 대체로 롯데캐슬이 좋다는 평이다. 그러나 롯데캐슬은 판상형보다 인기가 낮은 타워형이 가구의 절반을 차지해 수요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래미안 84㎡는 일반적인 3베이 판상형이다. 롯데캐슬은 84㎡A·B·C 타입(104가구)이 타워형 4베이, 84㎡D타입(94가구)은 3베이 판상형이다. 롯데캐슬 D타입은 래미안보다 넓은 드레스룸이 있는 점 등에서 우위라는 평가다. A~C타입은 타워형이어서 수요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당산래미안 단지내 상가(왼쪽)와 당산롯데캐슬 맞은편에 있는 빅마켓. /고성민 기자


생활환경 측면에서는 두 단지의 장단점이 있다. 래미안 아파트 앞 도로는 당산역을 낀 양평로다. 이 길을 따라 카페나 은행, 식당 등 동네 중심상권이 포진해 있다. 당산동5가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래미안 단지 내 상가와 디오빌 상가는 래미안 입주민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모두 모여드는 상권”이라며 “생활 상권은 래미안이 낫다”고 말했다.

롯데캐슬 앞 도로는 상가 등 편의시설이 많지 않고, 당산역 상권까지 걸어서 10분쯤 가야 한다. 단점일수도 있지만 조용한 주거지를 선호하는 일부 수요자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 또 롯데캐슬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빅마켓 영등포점이어서 마트 쇼핑이 편리하다. 당산동4가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래미안과 롯데캐슬 입주민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이마트나 코스트코 양평점, 빅마켓 영등포점 중 한 곳을 이용한다”며 “타임스퀘어와 코스트코는 접근성이 비슷하고, 빅마켓은 롯데캐슬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롯데캐슬이 래미안 집값 앞질렀지만…

집값(실거래가)을 보면, 래미안과 롯데캐슬 모두 뚜렷한 상승세였다. 래미안은 지난 3월 7억원대 초반에 거래된 것이 5월 최초로 8억원을 돌파했고 이달엔 8억8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최근 6개월 1억원 이상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이 기간 롯데캐슬도 급등했다. 올 3월 6억원대 중반에 거래된 것이 4월 7억원, 8월 8억원을 연달아 돌파했고 10월 8억9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고가 기준으로는 롯데캐슬이 래미안보다 1000만원 높다.

당산래미안과 당산롯데캐슬의 84㎡ 아파트 매매가 추이. /자료=국토교통부


그렇다면 향후 집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전문가들은 래미안의 손을 들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래미안이 투자가치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래미안은 직주근접(職住近接)이 매우 양호해 실수요자의 매매·전월세 수요가 많고 가격상승률이 매우 양호하다”며 “향후 교통 편리성을 기반으로 서울 평균 가격 상승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롯데캐슬에 대해선 “현재 신축 프리미엄으로 인기가 높지만 상아현대 재건축이 완료되면 프리미엄이 제거되면서 가격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아현대는 래미안과 롯데캐슬 사이에 위치한 단지로, 재건축 이후 ‘당산 아이파크 퍼스티어’로 탄생한다. 연내 분양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미뤄졌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도 “래미안의 승리”라며 “당산은 교통 편리성이 뛰어나 입지적으로 주목받는 지역이고, 그 중에서도 래미안은 2·9호선 초역세권으로 당산동에서 입지 프리미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캐슬은 고급 아파트이지만, 역세권이 아니어서 약점”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상품 가치는 낮아지지만 입지 가치는 영원하다”고 말했다.

이남수 팀장과 김학렬 소장의 평가.



화제의 뉴스

한강뷰 10억 로또 ‘청담 르엘’ 특공에 2만명 넘게 청약…경쟁률 313대 1
서울 상위 20% 아파트값이 25억…고가주택 가격 폭등에 역대급 양극화
전기차 불붙으면 8시간 진압? 화재 확산 막는 자동 진압 시스템 등장
GH, 부동산 리츠 투자 나선다…“3기 신도시 속도 내고, 재무 구조 개선할 것”
"치아 부러진 할머니 쓸 숟가락이 인기상품으로…시니어 맞춤형 제품이 핵심"

오늘의 땅집GO

"치아 부러진 노인 쓸 숟가락이 인기상품…시니어 맞춤형이 비결"
희소성 있는 대단지? 입지는 외곽 중 외곽…자차 없으면 교통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