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5년간 100만가구 공급" 큰소리 친 정부, 알고보니 고작…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7.12.13 06:31

“5년 안에 공공(公共)주택 100만 가구를 지을 땅이 있을까?” “그렇게 많이 공급되면 집값이 급락하는 것 아닌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5년 내 공공주택 100만가구 공급’을 발표해 국민들의 오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말한 ‘100만가구 공급’의 의미가 “주택 100만가구를 새로 더 짓는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100만가구 공급 계획에는 이미 계획된 숫자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택지개발지구 신규 조성, 재개발 아파트 단지 내 임대주택 건설 의무화, 기존주택 매입 등은 이미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물량이 이전에 확정돼 추진되던 것보다 얼마나 늘어난 것일까? 땅집고 취재팀이 2016년 정부의 공급 계획과 비교해 보니,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정부가 확대한 공공 임대·분양 물량은 5년간 9만 가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 2만5000가구, 공공분양 6만5000가구 늘어

먼저 공공임대 주택이다.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르면 5년간 65만 가구를 공급한다. 연간 13만 가구 꼴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4월 정부는 이미 ‘주거비 경감 방안’을 통해 매년 공공임대를 12만5000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2013~2016년 공급된 실제 물량은 43만 가구였다. 이렇게 보면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추가 확보하겠다는 물량은 연간 약5000 가구 늘어나는 것이다. 5년간 총 2만5000가구 정도다.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제시한 공공임대 공급계획./ 자료=국토교통부


다음은 공공분양 주택이다. 이번 로드맵에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이 지어 저소득·중산층에 분양하는 ‘공공분양 아파트가 연간 3만 가구씩 5년간 총 15만 가구로 계획됐다. 공공임대(65만 가구)와 비교하면 훨씬 적어 보인다. 그러나 새로 추가된 공급 물량을 따져보면 오히려 공공분양이 더 많다. 2013~2017년 매년 1만7000가구를 분양했는데, 앞으로 매년 3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결국 연간 1만3000가구씩 총 5년간 6만5000가구를 더 짓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공공임대와 분양을 합친 공공주택의 실제 추가 공급은 연간 1만8000가구씩 5년간 총 9만 가구 정도다.

■민간임대 20만 가구를 ‘공공지원 주택’으로

로드맵에서 새로 도입된 ‘공공지원 주택’은 기존에 있던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New-Stay)’를 개편한 것이다. 정부는 이런 공공지원 주택을 연간 4만 가구, 총 20만 가구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20만가구가 공공임대(65만가구)·공공분양(15만가구)과 합쳐 정부가 공급하겠다는 100만가구를 구성한다.

뉴스테이에서 이름이 바뀐 공공지원주택 공급 계획. /자료=국토교통부


공공지원 주택은 민간이 짓지만 정부 기금 출자 등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초기 임대료를 시세의 80~90%로 낮추고 임대기간 8년 이상, 임대료 인상을 연 5% 이내로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공지원 주택 공급 규모는 당초 뉴스테이 계획 물량과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이름을 바꾸고, 공급 대상을 중산층에서 서민층으로 변경한 것 외에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없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별 영향이 없는 셈이다.

■ 실수요자, 신규 공공택지와 뉴스테이에 관심 가질만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사실 서울 주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어 조성하는 신규 공공택지지구에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추가 조성되는 공공택지는 40곳, 16만 가구 규모다. 말 그대로 빈 땅에 대규모로 집을 지어 공급하는 것이므로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전국 40여곳의 공공주택지구에서 공급될 주택 규모. /자료=국토교통부


정부가 새로 개발할 공공택지에 짓는 16만가구 중 공공분양(‘신혼 희망타운’이란 이름으로 신혼 부부에게만 공급)은 4만가구, 공공임대는 5만5000가구다. 나머지 6만5000가구는 민간 아파트로 분양될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잔여 택지는 77만가구를 지을 수 있는 규모로 그 중 52만 가구가 수도권이다. 하지만 인천·양주·파주·화성·평택 등 서울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에 집중돼있다. 정부는 그래서 서울과 가까운 택지를 공급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선택했다.

그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는 ‘기존 택지’보다는 ‘새로 조성될 택지’에서 나오는 주택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입지 면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공임대는 물론이고 공공분양·민간주택의 특별공급분 모두 마찬가지다.

공공지원주택으로 변경되는 기존 뉴스테이 사업지구. /자료=국토교통부


다른 하나는 뉴스테이다. 기존 중산층에게 공급할 예정이던 뉴스테이가 무주택 서민에게 100% 우선 공급되기 때문이다. 뉴스테이는 대체로 입지가 좋은 도심이나 서울 근교에 지어진다. 그런 만큼 입지와 상품성이 좋은 주택을 저렴하게 입주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내년 3월 분양 예정이던 과천시 주암지구 뉴스테이를 비롯해 기존 뉴스테이 지구에서도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지원 주택이 대량 공급되는 만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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