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가 공시지가 기준으로 총 31조85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인이 보유한 토지가 절반 상을 차지했다. 중국인은 특히 제주도 땅을 많이 사들여 제주도 전체면적의 0.4%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기준 외국인 토지 보유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면적은 전년 대비 0.3%(60만㎡) 증가한 2억3416만㎡(234㎢)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국토면적(10만339㎢)의 0.2% 수준이다.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지난해말 대비 1.4% 줄어든 31조857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미국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1억1908만㎡로 전체 외국인 보유면적의 50.9%를 차지했다. 유럽 9.1%, 일본 7.6%, 중국 7.3% 순이고, 나머지 국가가 25.1%를 보유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이 약 12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38.5%이고, 유럽이 20.8%, 일본 8.0%, 중국 7.0% 순이었다.
외국인 중에서 중국인 보유한 토지는 특히 제주도(54.8%)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체별로는 외국 국적 교포가 1억2556만㎡(53.6%)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합작법인 7566만㎡(32.3%), 순수 외국법인 1935만㎡(8.3%), 순수 외국인 1314만㎡(5.6%) 순으로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인의 한국 토지 보유 비율이 높은 것은 미국 국적의 한국 교포와 한·미 합작법인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제주도 땅은 교포가 아닌 중국인과 중국기업이 단독으로 보유한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에 따라 실제 순수 중국인과 중국기업이 한국 토지를 보유한 비율은 국가별로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땅은 지난해 말(842만2000㎡) 대비 11.6% 증가한 939만6000㎡를 기록했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164만3000㎡) 보다 무려 5.7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재 제주도 내 외국인 보유 토지면적은 총 2114만㎡로, 중국인이 44.4%(939만6000㎡), 미국인 17.1%(361만㎡), 일본인 11.1%(233만㎡)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면적의 1.08%에 해당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외국인 보유 토지는 2014~2015년 사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6년부터 증가율이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인도 2014년까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5년 이후부터 완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경기 3759만㎡(16.1%), 경북 3497만㎡(14.9%), 강원 2401만㎡(10.3%), 제주 2114만㎡(9.0%) 순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114만㎡), 충남(52만㎡), 대전(46만㎡) 등은 전년 대비 증가했고, 경기(54만㎡), 경북(46만㎡), 인천(25만㎡), 강원(10만㎡) 등은 감소했다.
제주에서는 2015년까지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16년 소폭 감소했으며, 올 상반기는 114만㎡(중국인은 97만㎡) 증가했다. 강원에서는 2011년 이후 보유면적이 꾸준히 증가했으나, 올 상반기는 소폭 줄었다. 2013년 3.2%, 2014년 10.6%, 2015년 6.0%, 2016년 11.4% 증가했다가 올 상반기 0.4% 감소했다.
금액별로는 외국인들이 서울에 보유한 토지 공시지가액이 가장 높았다. 서울은 전체 31조8575억원 중 약 35%인 11조300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경기 5조5724억원, 전남 2조5748억원, 부산 2조2051억원, 인천 2조590억원을 기록했다.
용도별로는 임야·농지 등이 1억4499만㎡(61.9%)으로 가장 많고, 공장용 6305만㎡(27.0%), 레저용 1220만㎡(5.2%), 주거용 987만㎡(4.2%), 상업용 405만㎡(1.7%)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