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지역 입체 분석]
분당·일산 노후 아파트 거주자, 인근 새 단지로 줄줄이 이동
도심 인프라는 그대로 공유… 일부 아파트 웃돈 1억 붙어
분당과 일산으로 대표되는 수도권 1기 신도시가 '확장'하고 있다. 1990년대 초 입주한 1기 신도시는 도시 기반시설은 잘 갖춰져 있지만, 아파트 등 주거시설은 낡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기존 도심과 가까운 도시개발지구로 인구 이동이 활발하고,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에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분당·일산의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기존 주거지에서 가까운 주변 택지지구를 대체 주거지로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일산 주민이 고양 식사지구 새 아파트를 찾거나, 분당 거주자가 인접한 용인 동천지구로 이사 가는 식이다. 경기도 용인 한 공인중개사는 "1기 신도시 생활 인프라는 그대로 이용하면서 새 아파트의 쾌적한 주거 환경을 찾는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신흥 주거지역은 8·2 대책 등 정부 부동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분당 집값 따라잡은 용인 동천지구
동천지구라 불리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일대는 분당의 확장판 주거지로 자리를 잡았다. 동천1지구에 '래미안 이스트팰리스'가 2010년 5월 입주했고, '동천자이' 1·2차 물량 2494가구와 '동천더샵이스트포레' 980가구, '동천파크자이' 388가구, '동천더샵' 330가구 등이 잇따라 공급됐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는 분양가보다 1억원 정도 올랐다. 5억대 초반에 분양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3단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시세가 6억2000만~6억4000만원 정도이다. 직선거리로 2~3㎞ 떨어진 분당 구미동 아파트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작년 12월에 용인 동천동에서 분양한 동천파크자이는 고분양가(3.3㎡당 1700만~1800만원) 논란에도 한 달여 만에 완판(完販)됐다. 동천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당 아파트가 워낙 낡았고,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 진행이 더디다 보니 동천지구로 이주하는 수요가 생겼다"면서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분당과 맞닿아 있어 생활이 편하고, 집값도 분당 못지않게 올랐다"고 말했다.
안양시 만안구 일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평촌 대체 주거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개발이 끝난 덕천지구 '래미안 안양메가트리아' 4250가구를 포함해 지하철 1호선 안양역과 명학역 사이에 1만 4000여 가구 신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만안구 아파트값은 6.27% 올라 같은 기간 평촌신도시가 속한 동안구(5.44%)의 상승폭을 웃돌았다.
◇생활환경·학군 좋은 고양 식사지구
고양시 일산에서는 일산동구 장항동과 식사동 일대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수요자들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4월 장항동 한류월드부지에서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는 분양가보다 1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어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킨텍스 원시티 M2블록 전용 84㎡ 분양권(20층)은 지난달 6억5400여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5억6540만원)보다 약 9000만원 올랐다.
최근엔 식사지구가 들썩이고 있다. 식사1지구는 2007년 분양 당시 대형 아파트 위주 공급과 고분양가 논란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였지만, 시세가 꾸준히 올라 분양가를 회복했다. 여기에다 식사2지구 개발이 본격화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말 분양 예정인 '일산자이 2차'는 중소형 물량이 귀한 식사지구에서 전용 59~84㎡ 802가구가 조성돼 실수요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말이면 홍보관에 수백 명이 몰려들어 상담을 받을 정도이다. 식사동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산 주변 택지지구 중에서도 삼송이나 지축은 아직 도시 인프라 조성이 다소 미비하지만, 식사지구는 생활환경이 잘 갖춰진 데다가 학군이 좋아서 최근엔 일산의 젊은 세대가 많이 넘어오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