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만 2조6000억원대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사업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의 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 순위도 뒤흔들었다. 현대건설은 이 아파트 시공권을 따내면서 단숨에 정비사업 선두 자리를 꿰찼다.
서울 잠실 미성·크로바와 한신4지구 재건축 단지 등 연말까지 남은 수주물량을 감안해도 현대건설은 무난하게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조선비즈가 각 건설사로부터 받은 재개발·재건축 수주 현황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9월 말 기준 9곳의 사업장에서 총 4조6467억원을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 대조1구역 주택 재개발(4625억원)을 제외하면 다소 부진한 수주 실적을 보였지만, 9월 들어 공사비 7396억원의 서울 방배5구역을 수주한 데 이어 재건축 사상 역대 최대 공사비(2조6363억원)가 책정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시공권을 따내면서 업계 1위로 부상했다.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시공사 총회 전날까지 1위였던 대우건설은 2위로 내려앉았다. 대우건설은 올해 3월 총 공사비가 1조4821억원에 달하는 부산 감만1구역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대우건설 지분 70%)을 따낸 것에 힘입어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었다. 이 회사는 이밖에도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4145억원)과 오전다구역 주택재개발(3155억원), 신반포15차 재건축(2098억원) 등을 따내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지만, 반포주공1단지 사업 하나로 판도가 뒤집혔다.
현대산업개발의 약진도 돋보인다. 이 회사는 올해 8월까지 의왕 고천나구역 주택재개발(1617억원), 광주 계림2구역 주택재개발(1750억원) 등을 수주하는데 그치며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9월에 1조원대의 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3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면서 단숨에 업계 3위에 들었다.
이어 GS건설과 롯데건설이 각각 1조4799억원과 1조3815억원어치를 수주하며 그 뒤를 이었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2조3973억원을 수주하며 대림산업(3조2997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반포주공 1·2·4주구 시공권 확보에 실패하며 4위로 밀려났다. 대림산업도 5774억원어치 정비사업 물량만 확보하며 업계 8위에 그쳤다.
이밖에 ▲SK건설 1조1559억원 ▲포스코건설 75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44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남은 정비사업 물량을 고려해도 현대건설이 대우건설보다 2조원 넘게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라 연말까지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 미성·크로바(4725억원)와 더불어 공사비 9350억원에 이르는 반포 한신4지구 정도가 곧 시공사를 정할 예정인데,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상태라 결과에 따라 이들 업체 순위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