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사 중 하나인 대우건설이 7년여 만에 다시 팔린다.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지분을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매각하는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50.75%로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1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10월 둘째 주에 공개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매각 주간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실사보고서를 전달받아 검토를 마쳤다.
산업은행은 당초 지난달 말 대우건설 실사 작업을 끝내고 매각 공고를 내려고 했다가 2주 정도 늦춘 것이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말 오만에서 9억6250만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국내에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2098억원) 수주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두 공사의 규모가 커서 매각 가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예비입찰을 진행해 11월에 입찰적격 대상자를 뽑고 12월에 본입찰을 실시하면 내년 1월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우건설은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3위, 매출 11조원대의 국내 최대 건설사 중 하나다. 현재 국내외 기업 10여곳에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해외 건설에 강점이 있는 만큼 외국 회사들도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한 매각가격은 2조~3조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주택에 강점이 있는 대우건설 매각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전반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변수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7000원 선으로 산업은행 인수 당시(1만8000원대)와 비교하면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우건설은 2006년 11월 금호그룹에 인수됐다가 2010년 산업은행으로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