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 쇼]
최근 불어닥친 집짓기 열풍… 건축은 집에 생명을 주는 것
작은 공간도 의미있게 만들어야… 가족간 동선 고려한 배치 중요
독일어 'bauen'은 '(집을) 짓다'는 의미다. 이 단어와 어원이 같은 영어 'being'은 '존재하다'는 뜻이다.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를 두고 "사람은 집을 지으면서 존재 이유를 알게 된다"고 했다.
최근 집 짓기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엔 집 내부를 어떻게 꾸밀지에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은 '나만의 집'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집 짓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집을 단순히 '부의 축적 수단'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집'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런 흐름에 맞춰 16일 '2017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서도 생생한 집 짓기 노하우가 공개된다. 스타 건축가 양진석<사진> 와이그룹 대표가 '성공하는 집 짓기 노하우 A to Z'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설계해 만든 주택 6채를 중심으로 '삶을 담는 건축'에 대해 얘기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집을 짓는 것은 건축이 삶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는 집에 대해 '사람의 나이테와 같은 존재' '누군가의 역사를 담는 그릇' '가족과 개인의 기억 저장고'라고 했다. 그는 집 구조도 사람의 신체와 삶에 비유한다. 구조가 뼈대라면, 외벽은 피부다. 집 안 동선은 신경계 역할을 한다. 단열재는 집에서 덮는 이불로 본다. 그는 "집은 생명체를 지닌 유기체와 같고, 집을 짓는 행위는 집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양 대표는 "땅에 맞게 집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형을 그대로 두고 경관을 방해하지 않도록 집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공간도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좁은 집의 경우 바닥을 조금 낮춘 다음 방 높이를 최소화해, 그 위에 다락을 만드는 등 공간의 압축적 이용도 강조한다.
방이나 주방·거실 등은 가족 간 동선을 고려해 배치해야 한다. 부모 세대와 부부, 아이 등 3대가 사는 집과 부부와 아이만 사는 집의 공간 배치가 같을 수는 없다. 채광도 집을 지을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남쪽으로 창을 크게 설치하되, 다른 건물에서 집 내부가 보일 수 있는 경우 벽 안에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덧창을 설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