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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논란 나온 '대구의 강남' 수성구, 얼마나 뜨겁길래…

뉴스 고성민 기자
입력 2017.09.05 11:15 수정 2017.09.05 11:35

‘도대체 얼마나 뜨겁길래’

세종시에 이어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지난 5년간 버블(거품) 논란이 나올 만큼 강세를 보여왔다.

국토교통부는 6일자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함께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대구 수성동 황금동 일대 아파트. /네이버 거리뷰


대구 집값은 그동안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도별 매매가 상승률로는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2년 7월부터 올 7월까지 5년 동안 대구 매매가격은 평균 31.87% 올랐다. 같은기간 전국 상승률(10.69%)의 약 3배다. 서울(13.76%)과 부산(15.54%)과 비교해도 배 이상 높다.

대구는 2008년 이전까지는 아파트 과잉 공급으로 집값이 급락했었다. 이후 장기 침체했던 대구 부동산 시장은 2012년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2015년 이후 분양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집값도 급등했다. 특히 수성구는 2015년의 경우 4개월 동안 6.08% 상승해 전국 131개 시·군·구 중 가장 크게 올랐다.

■‘청약 광풍’ 대구, 집값 거품일까?

집값이 급등하자, '가격거품' 논란이 일었다. 대구는 별다른 기간산업도 없고 대형 개발호재나 인구유입 가능성 역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부터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이른바 청약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분양시장에 몰리면서 웃돈이 크게 붙었다. 게다가 혁신도시 건설과 대구지하철 2호선 연장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외부에서 계속 유입됐다.

'동대구반도유보라' 청약경쟁률은 평균 273.9대 1, 최고 615.1대1을 기록했다. 중구 대신동 일대에 분양한 'e편한세상 대신'은 평균 129.37대 1, 대구 수성구의 '범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도 14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곳곳에서 세자릿수 경쟁률을 이어갔다.

■입주 러시에 집값 하락…수성구만 나홀로 강세

청약물량이 많았던 대구에는 지난해 입주 파동이 일었다. 작년에만 전년대비 약 78% 증가한 2만6000가구가 입주한 것.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했다. 작년 1월에만 전년 동월대비 58% 감소했다. 전국에서는 두번째로 많이 줄었다. 작년 6월 매매가는 0.27% 하락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월별 가격으로는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런 하락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대책 이전인 올 1~7월 대구 아파트값은 평균 0.68% 하락했다.

그러나 이런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수성구만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올 1~7월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은 0.84% 올랐다. 같은기간 달성군(-1.17%), 달서군(-1.14%), 남구(-0.64%), 서구(-0.54%), 동구(-0.06%) 등이 모두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성구는 대구·경북 명문고교로 꼽히는 경북고와 경신고 등이 있어 '지방의 대치동', '대구 8학군'등으로 불린다. 이런 학군 수요에 힘입어 매매가는 물론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2016년 2월 기준으로 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결국 8·2대책 이후에도 대구 수성구의 상승률이 계속되자 정부에서 '투기과열지구'의 칼날을 빼든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수성구는 대구에서 입지 선호도가 가장 높고, 학군도 좋아 실수요가 강하게 받쳐주는 지역"이라면서 "8·2대책 당시 투기과열지구 지정에서 벗어나면서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큰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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