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 집값] ②경기도, 범죄율 낮은 곳이 집값도 높아
강력 범죄가 적은 지역일수록 주거지로서 선호도가 높은 건 당연한다. 하지만 집값이 비싼 지역은 돈과 사람이 몰린다는 점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땅집고는 5일 서울에 이어 경기도를 대상으로 시군별 흉악 범죄 발생 빈도와 아파트값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경기도 28개 시(양평·가평·연천군 등 3개 군은 통계 누락 제외)의 살인·강도·강간 등 3대 흉악 범죄 발생 건수(2015년 기준)를 조사한 결과, 경기도에서는 1년간 인구 10만명당 평균 43건의 흉악 범죄가 발생했다. 인구 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에서는 같은 기간 평균 10만명당 57건이 발생한 것에 비하면 경기도의 범죄 빈도가 낮은 편이다.
■흉악 범죄 발생률 1위 의정부
경기도에서 인구 대비 3대 흉악 범죄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의정부시였다. 의정부시 인구는 43만8000명이며, 2015년3대 흉악 범죄는 262건이 발생했다. 인구 10만명당 60건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서울 평균(10만명 당 57건)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서울에서 가장 높은 종로구(10만명당 139건)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경기도 흉악 범죄 발생 2위는 시흥시로 총 247건의 범죄가 발생해 인구10만명당 57.5건 꼴이었다. 이어 구리시, 수원시, 오산시, 부천시, 안산시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인구 대비 강력 범죄 발생 빈도가 가장 낮은 지역은 하남시였다. 하남시에서는 2015년 39건의 흉악 범죄가 발생해 인구10만명당 23건에 불과했다. 하남시는 최근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을 제외하면 업무·상업기능이 부족하다. 최근 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집값이 많이 올랐다.
범죄율 낮은 두번째 도시는 의왕시다. 인구10만명당 25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광명시, 광주시, 용인시, 파주시 순이었다.
경기도에서 총 발생 건수 기준으로 강력 범죄가 가장 많은 지역은 수원시였다. 2015년에만 677건의 흉악 범죄가 발생했다. 하지만 수원시는 인구가 122만명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아 10만명당 발생 건수(55.4건)는 4위에 올랐다.
경기도에서 단위 면적당 아파트값이 두번째로 비싼 성남시의 경우, 총 범죄 발생 건수는 468건으로 수원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인구가 98만명으로 많아 범죄율 순위는 10위였다. 이는 성남시가 베드타운 성격의 주거 밀집지(분당·판교)와 업무·상업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범죄율 낮은 하남·과천·의왕 등 집값도 강세
경기도의 범죄율과 집값의 상관 관계는 서울과는 정반대였다. 즉, 서울에서는 범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집값도 높은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는 범죄율이 낮은 지역의 집값이 높은 경우가 많았다.
실제 범죄율이 가장 낮은 하남시는 단위 면적당 집값이 경기도 31개 시·군 중 세번째로 높았다. 범죄율이 낮은 편인 과천시,광명시,의왕시도 아파트값 순위에서는 각각 1,4,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범죄율이 가장 높은 의정부시는 아파트값 순위에서 중하위권인 19위를 기록했다. 범죄율 순위로는 10위 이내인 시흥시(아파트값 16위), 오산시(아파트값 22위), 평택시(아파트값 23위) 등은 아파트값이 낮았다.
이런 결과는 경기도의 경우 서울 출퇴근이 편리한 베드타운 성격의 주거지일수록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하남·과천·의왕시나 서울 서남권 접근성이 좋은 광명시 등의 집값이 높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범죄율이 집값을 결정하기 보다는 상업·유흥가 밀집 정도와 외부인의 유입·유동인구 규모 등으로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며 “단, 서울과 가깝고 복잡하지 않은 베드타운은 특히 교육 여건이 좋은 경우가 많아 집값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